지난해 'LG' 브랜드 사용료 2777억원…역대 최대
LG전자·화학 등 17곳이 지주사 ㈜LG에 지급…3.9% 증가
LX 분리로 소폭 줄어도 LG에너지솔루션 상장 효과 기대
- 주성호 기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재계 서열 4위인 LG그룹에서 지난해 주요 계열사와 지주사 ㈜LG 사이에 오간 '상표권' 사용료 규모가 2700억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지난 5월 계열 분리한 LX그룹의 출범으로 일부 회사들의 소속이 바뀐 영향을 받겠으나 지난해말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의 하반기 상장에다가 LG전자·LG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상표권 거래 규모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그룹의 지주사인 ㈜LG는 2020년 1년간 상표권 사용료로 2777억4100만원을 수취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2019년과 비교해보면 약 3.9%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LG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17곳이 ㈜LG가 보유하고 있는 상표권 7429건을 활용한 데 대한 일종의 사용료다.
브랜드 사용료는 특정 대기업 집단이 자신들의 상표권을 쓰는 것과 관련해 계열사간 거래로 발생하는 비용을 말한다. 예를 들어 LG그룹에선 LG전자, LG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들의 사명이나 제품명에 'LG'라는 두글자를 쓰기 위해 지불하는 사용료인 셈이다.
기업별로 지주사인 ㈜LG에 납부한 상표권 사용료 규모를 살펴보면 LG전자가 약 1017억원으로 가장 크다. 연간 상표권 거래액이 1000억원이 넘는 곳은 LG전자가 유일하다.
이어서 △LG화학 554억원 △LG디스플레이 462억원 △LG유플러스 249억원 △LG이노텍 193억원 △LG생활건강 100억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LG그룹에 따르면 각 계열사별 브랜드 사용료는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뺀 금액의 0.2%로 책정된다. 이에 따라 매출액이 연 60조를 넘는 LG전자가 가장 많은 상표권 사용료를 내는 것이다. 다만 매출액 기반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시장상황 변화 등 각종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브랜드 사용료를 내야 한다.
최근 3년간 LG그룹의 상표권 거래 규모를 살펴보면 늘어나는 추세다. 2018년 약 2684억원에서 2019년엔 2673억원으로 소폭 줄었다가 지난해엔 100억원 이상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LG는 주요 대기업집단 중에서 상표권 거래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기준 두번째로 높은 SK그룹에선 약 2376억원 가량이 상표권 사용료로 오간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에선 올해 LG의 상표권 거래 규모가 소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주력 계열사인 LG전자, LG화학 등이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어서다. LG화학은 지난해 연 매출 30조원, LG전자는 63조원으로 각각 역대 최대치를 달성한 바 있다.
아울러 올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도 상표권 지급 대열에 합류하며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2월 출범하자마자 한달간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LG에 20억5400만원을 납부했다. 이를 12개월로 환산해보면 대략 내년에 LG에너지솔루션이 200억원 이상을 부담할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LG와의 계열 분리에 성공한 LX그룹이 지난 5월 공식 출범한 것도 올해부터 LG그룹의 상표권 거래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LG그룹 소속이던 계열사 중 LG상사·LG하우시스·LG MMA·판토스·실리콘웍스 등 5곳이 LX그룹 소속으로 바뀌어서다. 이 중에서 LG그룹에 상표권을 꼬박꼬박 내던 곳은 LG상사·LG하우시스·LG MMA 등 3곳이다. 2020년 기준 이들 3곳의 상표권 사용료 지급액 총합은 91억8300만원으로 100억원에 약간 못 미친다.
오는 7월부터는 LG상사와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등 3곳이 각각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등으로 사명에 'LX' 브랜드를 사용하게 되면서 LG그룹과의 상표권 거래는 자연스럽게 끊길 것으로 추정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LX그룹에서도 공식 지주사인 LX홀딩스가 갖춰져 있어 주요 수익원으로서 브랜드 사용료를 수취하는 게 당연하다"면서 "LG그룹 전체 규모에선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ho218@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