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블라인드 채용' 열풍…SK·롯데·CJ 등 도입 확산
2017년부터 공공부문 전면 도입…민간 기업은 자율
KT 5분간 '오디션'…롯데는 직무관련 '기획서' 평가
- 주성호 기자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재계에 '블라인드 채용' 열풍이 불고 있다. SK그룹 일부 계열사를 비롯해 롯데, CJ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 방식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17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주요 그룹을 조사한 결과 SK 롯데 CJ KT 등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라인드 채용은 인사 과정에서 직무와 관련없는 출신지, 학교, 가족관계 등의 차별적 요소를 모두 가리고 직무능력만을 검증해 직원을 뽑는 방식이다. 일부 기업과 기관에서 잊을만 하면 터지는 '인사 청탁' 등의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공부문에 전면 도입됐으며 민간에서는 기업들이 각자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상황이다.
한경연에 따르면 모든 신입사원을 블라인드 방식으로 뽑는 기업은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과 애경산업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자회사 동아제약, 동아ST는 정기 신입사원 공채 과정에 블라인드 방식을 통한 '채용전환형 인턴' 전형을 채택했다.
이력서에 사진, 학력, 출신지역 등의 항목을 모두 없애고 직무능력만으로 인턴을 뽑아 이 중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이들에 대해 정규직으로 전환채용하는 방식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R&D(연구개발) 같은 전문직을 제외한 전 부문에 걸쳐 순차적으로 200여명이상 확대해 블라인드 채용을 운영할 방침이다.
애경산업도 올해부터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블라인드를 도입했다. 서류와 면접 과정에서 최소한 요건을 만족한 뒤에는 출신학교나 성적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 2개월간의 인턴활동 과정에서 보여준 직무적성과 능력 평가를 거쳐 신입사원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일부 계열사 MD(상품기획) 직무에서 'SPEC태클 전형을 활용하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이 집중하는 '스펙(역량)' 쌓기 대신 능력과 직무에 따른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2015년 도입됐다. 서류 접수 과정에서 이름, 연락처 등의 최소한의 정보만 받으며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기획서나 제안서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롯데 계열사 중에서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홈쇼핑 등에서 직무에 따른 블라인드 전형이 확대되고 있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CJ그룹도 '리스펙트(Respect)' 라는 이름의 블라인드 전형을 일부 계열사에서 운영 중이다. 지원자의 출신학교, 영어점수 등의 스펙을 하나도 기재하지 않는 채용 제도다. 올해는 CJ제일제당의 식품영업 직군, CJ ENM의 콘서트 기획 직군, CJ대한통운의 계약물류 등에 적용됐다.
SK는 2013년부터 '바이킹챌린지'라는 색다른 형태의 채용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틀에 박힌 자기소개 대신에 '스토리' 중심의 지원자 역량을 검증하고 직무 적합성을 따지는 것이다.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에서 활용 중이며 SK 바이킹챌린지를 통해 선발된 인재는 2개월간 인턴 기간을 거쳐 역량평가 후 신입사원이 될 수 있다.
KT는 지난해부터 'KT 스타오디션'이라는 오디션 방식의 채용을 도입했다. 지원자의 스펙을 배제하고 직무와 연관된 경험이나 스토리를 5분간 면접관 앞에서 자유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서류접수 단계에서 지원자의 사진, 가족관계 등의 불필요한 입력사항을 없앴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대기업들의 채용방식이 공개채용, 수시채용, 블라인드 채용, 정규직 전환형 인턴채용 등 다양해지면서 스펙을 보지 않는 전형이 확대되고 있다"며 "희망 직무와 관련된 구체적 경험을 쌓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sho218@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