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엄중한 시국에…재벌 3세의 잇단 술집 행패 '눈총'

[이슈터치]한화 3세 김동선 술집 난동…동국제강 두정 이어 3번째
반기업정서 불쏘시개 역할…무거운 책임감 느끼고 자중해야

사진 왼쪽부터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 장선익 동국제강 이사, 두정물산 임범준 ⓒ News1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또 재벌 3세의 행패가 구설수에 올랐다. 엄중한 시국에 재계가 자숙하며 쇄신을 모색하는 마당에 오너 자녀들의 지각 없는 행동으로 눈총을 연이어 받게 됐다.

이번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이다. 그는 술집에서 난동을 피우다 경찰에 입건됐다.

김 팀장은 5일 오전 3시 30분쯤 서울 청담동 술집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종업원 1명의 뺨을 때리고 또 다른 종업원 1명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종업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김 팀장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호송 과정에서 김씨는 순찰차 내부 유리문까지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팀장이 종업원들과 원만히 합의를 했다고 알려졌지만 경찰은 김 팀장의 죄질이 간단치 않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김승연 회장 역시 자식의 지각 없는 행동에 대로(大怒)하며 아들에게 자숙하라고 명했다.

연말과 연시를 지내며 재벌 3세의 구설수가 유난히 잦다. 지난달 26일엔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의 장남 장석익 이사가 용산구 술집에서 난동을 벌이다 경찰에 입건된 바 있다. 장 이사는 지인들과 술을 마시던 중 종업원과 시비가 붙자 물컵을 던져 고가의 양주 5병을 깨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았다. 당시 장 이사는 술집 종업원에게 생일 케이크를 대신 사달라고 부탁한 뒤 거스름돈을 받는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기 내에서 난동을 벌인 중소기업 사장의 아들 문제도 크게 회자됐다. 지난달 20일 화장품 제조기업 두정물산 임병선 사장의 아들 임범준씨가 베트남 하노이발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술에 취해 승무원을 폭행하고 욕설을 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임씨는 욕설과 승무원 얼굴에 침을 뱉는 등 상식 이하의 행동까지 보였다. 임씨는 경찰 조사 후 검찰에 송치됐으며 대한항공은 임씨에 대해 탑승 거부 조치까지 내렸다.

재벌 3세들의 연이은 일탈행동 원인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평소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 술이 들어가면서 이성의 끈이 풀리고 억눌렸던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분출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유야 어떻든 자기관리의 실패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 가진 사람일수록 사회와 조직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자신의 성정을 다스리고 겸손하게 처신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더욱이 시기와 상황은 너무 안 좋다. 최순실 국정 농단에 기업들이 연루됐다는 정황 탓에 기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갑다. 경영 세습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벌 3세들의 구설수는 치명타다.

기업들은 반기업정서 해소를 위해 해마다 사회공헌에 수백억·수천억원의 예산을 쓰고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자원 봉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오너 3세들의 한순간의 실수는 조직 임직원이 쌓아올린 공덕을 한순간에 걷어차는 행위다. 그 오명은 재계 전체로 귀결된다. 극단적인 극적 설정이지만 '베테랑' 같은 영화가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난동 스캔들과 경찰의 조사로 얼룩진 이름이 최고경영자에 오른다 해도 수천, 수만명의 임직원들을 마음으로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해법은 따로 없다. 본인들이 자신의 위치와 책임감을 자각하고 수양하는 방법밖에 없다. 더이상 재벌 3세의 일탈 소식이 없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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