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 출근하면 연 4.9조 절감…현대차·기아, 2028년 순차 투입

차 한대당 생산비 70만원↓, 현대차 2.8조·기아 2.1조 절감…노조 반발 변수

현대자동차는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피파 월드컵 2026™' 16강전 하프타임에서 차세대 전동식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심판에게 경기구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성공적으로 시연했다고 6일 밝혔다. 아틀라스가 전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6 ⓒ 뉴스1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생산 현장에 본격 투입할 경우 연간 최대 4조 90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봇을 외부에 판매하지 않고 공장에 직접 투입하더라도 인건비와 제조원가 절감만으로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평가다.

장기적으로 생산 인력 의존도를 낮춰 파업 등 노무 리스크를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노조가 합의 없는 로봇 도입에 반대하고 있어 실제 현장 적용 과정에서는 진통이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S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로봇 도입에 따른 현대차의 지속 가능한 연간 비용 절감 규모를 2조~2조 8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현대차 직원 1인당 글로벌 평균 인건비를 연 8000만~1억 원으로 가정한 결과로, 차 한 대당 약 50만~70만원의 비용을 줄이는 효과다.

기아의 연간 비용 절감 효과는 1조 5000억~2조 1000억 원으로 예상됐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치면 연간 3조 5000억~4조 9000억 원의 비용이 절감되는 셈이다. 지난해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약 20조5000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최대 24%가량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로봇 도입 초기에는 구입 비용이 감가상각비로 반영되지만, 감가상각이 끝난 뒤에도 추가 투자 없이 계속 사용할 경우 손익 개선 효과는 더 커진다. 이 경우 현대차와 기아의 연간 비용 절감 효과가 각각 최대 3조 6000억 원, 2조 7000억 원으로 늘어 양사 합산 최대 6조 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정의선도 아틀라스 경쟁력 강화…2028년 HMGMA 투입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실제 제조 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에서 현지에서 생산할 저탄소·고부가가치 철강의 아틀라스 적용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아틀라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직과 경영 체계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로봇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액추에이터와 물체를 잡는 그리퍼 등 핵심 부품에서도 경쟁사에 뒤지지 않도록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6월 미국에 문을 연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를 연말까지 현재의 10배 규모로 확대한다. RMAC에서는 실제 자동차 공장의 작업 환경을 구현해 아틀라스를 훈련하고 작업 성공률과 안정성, 사이클타임 등을 검증한다. 현장에서 발생한 작업·실패 데이터를 다시 학습에 활용해 성능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오는 2028년에는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부품 시퀀싱 공정에 아틀라스를 투입한다. 2029년 하반기 기아 조지아공장, 이후 글로벌 공장으로 적용을 확대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등 복잡한 작업까지 맡길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제조 현장의 16개 핵심 공정을 선정해 아틀라스 적용을 추진하고, 2028년까지 미국에 연간 3만 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도 구축한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협상에서 상여금 50% 인상, 해고자 복직, 정년 연장 등 3대 쟁점 사항을 두고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전면 파업에 들어간 21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자동차업종 조합원들이 공동파업대회를 열고 있다. 2026.8.21 ⓒ 뉴스1 이호윤 기자
수조 원 절감 가능하지만…아틀라스 도입엔 노조 변수

아틀라스 도입 과정에서는 노조와의 협의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을 타결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노조는 10년 만의 8시간 전면파업을 포함해 조합원 기준 총 60시간의 파업을 벌였다. 오전·오후 조가 순차적으로 파업하면서 실제 생산라인 가동 중단 시간은 120시간에 달했다. 업계가 추산한 생산 차질은 약 5만 5200대, 매출 차질은 최소 2조 3000억 원이다.

기아 역시 노조가 부분파업을 예고했으나 파업 직전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6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갔다.

아틀라스 도입으로 노조 리스크를 줄일 수 있지만, 도입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는 앞서 "노사 합의 없이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며 로봇 도입에 대한 노사 합의를 요구했다. 아틀라스가 실제 생산라인에 들어가는 2028년부터는 로봇 도입과 고용 문제가 새로운 노사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