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포드-GM 집안싸움에 현대차·기아 유탄 맞을라…관세율 신경전
포드 CEO "경쟁사 한국산으로 혜택…관세율 높여야"
한국GM 생산물량 85% 美수출…작년 韓美 관세협상으로 15% 관세율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미국 포드가 미국 정치권에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 경쟁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이 생산한 소형 SUV를 기반으로 미국 소형차 시장을 점령하자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포드와 GM의 집안싸움 불똥이 현대차(005380)·기아(000270) 등 다른 국내 완성차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도 최근 한국 정부를 상대로 지난해 타결한 관세 협상의 조건이었던 대(對)미 투자를 조속히 이행할 것을 압박하는 중이다.
20일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세율 인상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열린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우리의 일부 경쟁사들이 한국에서 차량을 수입하고 있고 엄청난 이점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미국 지역 일간지 디트로이트 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선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더욱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팔리 CEO는 "한국산 자동차는 현재 15%의 관세율을 받고 있다"면서 "원화 약세를 감안하면 사실상 20%의 이득을 누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 인상 필요성을 강조했다.
포드 CEO가 계속해서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을 문제 삼은 건 한국GM이 각각 창원 공장과 부평 공장에서 생산하는 쉐보레 소형 SUV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 블레이저' 때문이다. 한국자동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통계에 따르면 두 차종은 파생 모델을 포함해 지난해 총 46만 826대가 생산됐는데 이 중 84%인 38만 8280대가 미국으로 수출됐다.
모두 2만 달러(약 2780만 원) 미만의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현지 소형차 시장을 석권 중이다. 특히 2023년 처음 수출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20만 대의 판매고를 기록, 스바루 '크로스트랙'을 꺾고 2년 연속 미국 소형 SUV 판매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지난해 트레일블레이저도 10만 대의 판매고로 미국 소형 SUV 5위를 기록했다.
최근 한미 간 통상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지난해 10월 한미 양국은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는 내용의 통상 합의를 타결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투자 집행 방식과 시점을 둘러싼 협의가 지연되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들어 한국 측에 조속한 이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악의 경우 관세 인상까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16일 긴급 방미길에 올랐다.
미국 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GM은 물론 현대차·기아도 관세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3월 완공된 미국 조지아주(州)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발판으로 미국 현지 생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양사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 183만 6172대(제네시스 포함) 중 53%인 97만 1073대는 한국에서 생산된 물량이다. 양사가 올해 상반기 부담한 미국 관세(세율 15%)는 약 3조 3700억 원에 달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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