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망 우승 3회' 베테랑 로테러, 신생팀 제네시스 선택한 이유는?
[인터뷰] 안드레 로테러 "새 도전 기회…팀 만들고 싶었다"
"GMR-001, 즉각적인 반응 인상적"…"정의선 '안전하게, 즐겨라' 응원"
- 박종홍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현대차그룹에서 내구 레이스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시릴 아비테불 총감독에게 '나도 관심 있다'(I was available)고 얘기했다"
지난 2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만난 안드레 로테러 드라이버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 팀에 합류할 당시를 이렇게 떠올렸다.
그는 아우디 팀 소속으로 2011, 2012, 2014년 세계 최고 권위 내구 레이스 대회 르망 24시에서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2024년에는 포르쉐 소속으로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EC) 우승컵도 들어 올렸다. 베테랑 로테러가 2024년 12월 신생팀인 GMR에 합류한다는 소식에 레이싱 업계가 술렁인 이유다.
로테러는 GMR에 합류한 이유에 대해 "포르쉐가 저에게 한 제안이 충분한 자극을 주지 못하던 때였다"며 "제게도 다른 미래를 만들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안정보다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셈이다.
이어 "아우디나 포르쉐의 경우는 레거시 팀에 제가 합류한 것이지만 지금은 제가 팀을 만들고 있다. 미래에는 이전 팀보다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금은 GMR 팀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GMR의 시작부터 함께 한 로테러는 차량 개발, 팀 시스템 구축,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방면에서 팀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최연장자 베테랑 드라이버로서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그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한 하이퍼카 GMR-001에 대해선 만족감을 표현했다. 이론상 최대 900마력의 힘을 낼 수 있는 G8MR 3.2L 터보 V8 엔진을 탑재한 차량이다.
로테러는 "처음 차량을 몰아본 게 지난해 8월인데 즉각적인 피드백이 오는 퓨어(Pure)한 차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차가 불필요한 기술 없이 기본기가 완벽하다는 뜻이다.
이어 그는 "이전에 포르쉐 등에서 타본 레이싱카와 비교하면 같은 카테고리임에도 완전히 느낌이 달랐다. GMR-001이 주는 느낌을 더 선호했다"며 "개선의 여지도 있지만 드라이버로서 느끼는 피드백도 안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차량의 성능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GMR은 올해 WEC 개막전인 이몰라 6시에서 출전한 GMR-001 17호, 19호 차량이 모두 완주하며 팬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WEC는 세계 최고 권위 내구 레이스 대회로, 8개 경기 성적을 종합해 우승을 겨룬다.
WEC의 하이라이트인 르망 24시에선 19호 차량이 국내 브랜드 최초로 완주하며 모터스포츠 역사에 이정표를 세웠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르망 24시는 대중적 주목도와 상징성이 커 우승팀은 WEC 종합 우승보다 더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르망 24시 출발 순서를 정하는 하이퍼폴(예선전)에선 두 차량이 전체 18개 출전 차량 중 각각 6·9위로 경기를 마치며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로테러는 "두 차량 모두 예선전 10위 안에 들었고 신생팀으로서 굉장히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며 "팀 발표부터 레이싱 참여까지 500일도 걸리지 않았다. 굉장히 단기간에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르망 24시 완주에 대해선 "전 세계에 제네시스가 누구인지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19호 차량은 어느 시점에는 5~6위까지도 올라갔는데 굉장히 놀라운 성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로테러는 차량의 엔진 기술력에 높은 신뢰를 보였다. 그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쿨링이나 터보 시스템을 변경하는 등 엔진 관련 이슈가 있었지만 르망에서는 엔진 문제가 없었다"며 "단기간에 이룬 성과인 만큼 그것만으로도 놀라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르망 현장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직접 현장을 찾아 GMR 팀을 격려했다. 로테러는 "정 회장이 직접 르망에 와 굉장히 기뻤다. 영광스럽고 자부심을 느꼈다"며 "'안전하게 하라', '즐겨라'라며 응원해 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로테러가 주행을 맡은 17호 차량은 이번 르망에서 대회 종료 7시간 반을 남긴 시점에서 리타이어(경기 중단) 했다. 이에 대해선 "서스펜션 고장으로 중간에 리타이어한 부분에 대해선 섀시(엔진과 보디를 제외한 구동계 전반) 공급업체와 논의해 볼 문제"라고 짚었다.
로테러는 "팀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70~80점 정도"라며 "많은 인상적인 성과를 남겼고 이룬 성과를 자랑스러워해야 하지만 동시에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몇 년 안에는 우승이란 목표를 달성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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