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세에 한국 車 생산기반 '흔들'…'한국형 PTC' 도입 서둘러야
中 전기승용차 점유율 40% 돌파…테슬라·BYD 이어 지커·샤오펑 진출
美·日·EU 생산량 연계 세제 지원 확대…"국내생산촉진세제 시급"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점유율이 40%에 육박하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 기반 약화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공세가 거세지면서 정부가 생산 단계부터 직접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 생산량과 연계해 세액공제를 주는 '국내생산촉진세제(PTC)' 도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17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전기차 등록 대수의 30.9%인 2만5718대가 중국산 차량으로 집계됐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 비중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1년 1.1%에 불과했던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지난해 33.1%까지 상승했다
특히 전기승용차 시장에서는 지난 4월과 5월 중국산 점유율이 각각 43.6%, 41.8%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40%를 넘어섰다. 반면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2022년 75%에서 올해 57.2%로 하락했다.
실제 중국산 전기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을 흔들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테슬라 모델Y는 지난 5월 8726대가 판매되며 전체 승용차 판매 1위에 올랐다. BYD 역시 한국 진출 1년 만에 누적 판매 1만 대를 돌파했으며 지커, 샤오펑, 체리 등 추가 진출도 예고돼 있다.
업계는 중국산 전기차 판매 확대가 국내 자동차 산업의 생산 기반과 공급망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 업체들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요 브랜드 대비 20~30% 낮은 가격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생산량(약 2200만 대)의 75%가 중국에서 생산됐다.
글로벌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해외 공략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부품업체들의 경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처음으로 2000만 대를 돌파하며 전체 신차 판매의 약 25%를 차지했다. 2035년에는 이 비중이 5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처럼 커지는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강화하면 국내 부품업체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요 자동차 수출국의 현지 생산 요구가 높아지는 점도 업계엔 고민이다. 완성차 업체의 해외 생산 비중이 늘어날 경우 국내 부품사들 역시 해외 이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와 수많은 협력업체가 함께 생태계를 이루는 만큼 생산 기반 약화는 국내 제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업계는 국내에서 생산된 전기차와 배터리 물량에 비례해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한국형 PTC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전기차 시장 확대의 성과가 국내 생산과 투자,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산 단계에 대한 직접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미래 차 부품전환 특별법,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등을 통해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대부분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 단계에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실제 생산과 고용 유지까지 직접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국들은 이미 전기차 산업 경쟁의 핵심을 '판매'가 아닌 '생산기반 확보'로 보고 대규모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기반으로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은 2024년 전략 분야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도입해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량에 비례한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인도 역시 생산 연계 지원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국내에서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더라도 국내 생산업체가 유지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산 기반에 대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경쟁은 단순한 판매 경쟁이 아니라 생산기지와 공급망, 일자리를 둘러싼 국가 간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전기차 보급 확대의 성과가 국내 산업과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산세액공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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