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 180㎞ 거뜬"…레이싱 DNA 품은 마세라티 슈퍼카 형제 타보니

[시승기]GT2 스트라달레·MCPURA 첼로 국내 첫 시승…극한 성능 구현
F1 기술 녹아든 네튜노 엔진…레이싱카·일상의 우아함 공존

지난달 28일 강원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마세라티의 국내 첫 드라이빙 행사 '더 트라이던트 익스피리언스' 현장에서 서킷 주행에 나서는 GT2 스트라달레'(노란색)와 'MCPURA 첼로'(마지막 차). ⓒ 뉴스1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굵은 빗줄기가 서킷 노면을 두드렸다. 빗물이 고인 코너에서는 물보라가 치솟았고, 직선 구간 끝 제동 지점마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이탈리안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의 삼지창 엠블럼은 오히려 이런 악조건 속에서 더 선명하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28일 강원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마세라티의 국내 첫 드라이빙 행사 '더 트라이던트 익스피리언스' 현장. 마세라티는 이날 브랜드의 레이싱 DNA를 집약한 슈퍼 스포츠카 'GT2 스트라달레'와 'MCPURA 첼로'(Cielo)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두 차량은 모터스포츠 기술을 공도 주행으로 확장하려는 마세라티의 방향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었다.

빗길 움켜쥔 'GT2 스트라달레'…"레이싱카를 도로 위로"

먼저 시승한 GT2 스트라달레는 문을 여는 순간부터 일반 스포츠카와 결이 달랐다. 이탈리아 모터스포츠 안전장비업체 사벨트와 협업해 제작한 탄소섬유 더블 셸 시트는 몸을 단단히 고정했고, 극단적으로 낮춘 시트 포지션은 마치 GT 레이스카 콕핏에 앉은 듯한 감각을 전달했다. 실내는 알칸타라와 무광 소재 위주로 꾸며져 오롯이 주행 집중도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안드레아 베르톨리니 월드 챔피언의 자문으로 설계된 두툼한 스티어링 휠을 움켜쥐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최고 출력 640마력의 V6 네튜노 엔진이 거친 배기음을 토해냈다. 차는 젖은 노면 위에서도 주저 없이 앞으로 튀어 나갔다.

초반에는 빗길 주행에 맞춰 'WET' 모드로 달렸다. 차체 제어가 섬세하게 개입하며 미끄러짐을 억제했고, 고속 코너에서도 높은 안정감을 유지했다. 이후 직선 구간에서 'CORSA' 모드로 전환하자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변속 반응은 한층 예민해졌고, 엔진 회전수는 거침없이 치솟았다. 순식간에 속도계는 시속 180㎞ 안팎까지 올라섰다.

인상적이었던 건 고속 영역에서의 안정감이었다. GT2 스트라달레는 MC20 대비 공차중량을 59㎏ 줄였고, 공기 흐름을 다듬은 차체와 대형 리어 윙을 통해 시속 280㎞에서 최대 500㎏의 다운포스를 만들어낸다. 덕분에 젖은 노면에서도 차체는 쉽게 흔들리지 않았고, 노면을 움켜쥔 채 묵직하게 코너를 파고들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2.8초. 마세라티 현행 후륜구동 모델 중 가장 폭발적인 순간 가속력을 구현한 모델답게 가속감은 압도적이었다.

지난달 28일 강원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마세라티의 국내 첫 드라이빙 행사 '더 트라이던트 익스피리언스' 현장에서 'MCPURA 첼로'안에서 촬영한 'GT2 스트라달레'.ⓒ 뉴스1 박기범 기자
지난달 28일 강원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마세라티의 국내 첫 드라이빙 행사 '더 트라이던트 익스피리언스' 현장.ⓒ 뉴스1 박기범 기자
"일상도, 트랙도 모두 품었다"…MCPURA 첼로의 반전

이어 시승한 MCPURA 첼로는 GT2 스트라달레와는 또 다른 성격을 드러냈다. MCPURA는 MC20의 진화를 이어가는 모델로, 이름의 'PURA'는 이탈리아어로 '순수함'을 뜻한다. 마세라티 브랜드 DNA의 본질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버터플라이 도어를 열고 실내에들어서자 초호화럭셔리 GT GT카 분위기가 먼저 느껴졌다. 알칸타라로 마감된 실내와 세련된 디자인은 슈퍼카 특유의 감성을 극대화했다.

GT 모드에서는 의외로 부드럽고 여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줬다. 노면 충격을 유연하게 걸러내며 일상 주행에 적합한 성격을 드러냈다. 하지만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자 차의 표정은 순식간에 달라졌다.

630마력을 발휘하는 3.0리터 V6 트윈 터보 네튜노 엔진이 본색을 드러내며 강한 배기음과 함께 차를 밀어붙였다. 가속이 이어질수록 엔진 회전수는 거침없이 치솟았고,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는 충격 없이 빠르게 단수를 바꿔나갔다.

지난달 28일 강원 인제군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마세라티의 국내 첫 드라이빙 행사 '더 트라이던트 익스피리언스' 현장에서 주행 대기 중인 'GT2 스트라달레'와 'MCPURA 첼로'. ⓒ 뉴스1 박기범 기자
F1 기술 품은 네튜노 엔진…"레이싱 감동을 공도로"

두 차량의 핵심에는 마세라티가 독자 개발한 '네튜노'(Nettuno) 엔진이 자리 잡고 있다. V6 3.0리터 트윈 터보 구조에 포뮬러1(F1)에서 파생된 프리 체임버(pre-chamber) 연소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마세라티가 특허를 보유한 기술로, 일반 연소 방식보다 폭발 효율을 높여 고회전 영역에서도 안정적으로 강력한 출력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빗길 시승을 마친 뒤에도 몸에는 가속의 여운이 오래 남았다. GT2 스트라달레가 서킷의 야성을 드러냈다면, MCPURA 첼로는 일상과 감성을 품은 슈퍼카의 방향성을 보여줬다. 마세라티에 슈퍼카는 단순히 빠른 차가 아니라, 레이싱 기술과 감성을 도로 위로 옮겨오는 브랜드 철학 그 자체였다.

마세라티는 "두 차량은 브랜드의 모터스포츠에 대한 집념과 기술력을 뿌리에 둔 모델"이라며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레이싱의 감동을 공도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