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달린 관짝' 오명 벗나…美 테슬라 '수동 개폐' 의무화법 발의
매립형 전동식 도어 손잡이 '도마'…전력 부족시 먹통, 구조 차질
美서 10년간 15명 테슬라에 갇혀 사망…NHTSA, 결함 조사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테슬라의 전동식 도어 손잡이에 수동 개폐 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미국에서 발의됐다. 자동차 업계 최초로 도입한 전동식 도어 손잡이가 화재나 교통사고로 전력이 차단되면 먹통이 돼 탑승객이 차량에 감금된 채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서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로빈 켈리 미국 연방하원의원(일리노이주·민주당)은 지난 6일(현지시각) 전동식 도어 손잡이가 달린 차량의 신차 모델을 대상으로 수동 개폐 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는, 이른바 '안전하고 접근 가능한 기능적 비상구 법안'(SAFE Exit Act)을 발의했다. 차량 도어와 관련해 특정 개폐 방법을 강제하는 법안이 발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켈리 의원은 법안 관련 성명에서 전자동 도어 손잡이에 대해 "안전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으며 이에 따라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며 "교통사고나 전력 부족으로 탑승객들이 자신의 차 안에 갇히는 건 혁신이 아니라 안전 확보에 실패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비상구 법안은 자동차 산업을 담당하는 미 하원 소위원회인 에너지·상무위원회에 오는 13일(현지시각) 회부될 예정이다. 법안이 실제로 통과될 경우 테슬라를 비롯해 전동식 도어 손잡이를 사용하는 완성차 회사들은 신차에 수동 개폐가 가능한 새로운 도어 손잡이를 적용해야 한다.
전동식 도어 손잡이가 문제가 이유는 모양과 개폐 방식에 있다. 그간 차량 손잡이는 바깥으로 돌출됐는데 테슬라는 두 번째 전기차 '모델 S'를 2012년 출시하면서 도어에 매립된 전동식 손잡이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손잡이와 도어가 일체돼 심미적으로 군더더기가 없어 보이고, 차키를 감지하면 손잡이가 자동으로 돌출돼 전기차 선도 기업에 걸맞은 최첨단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이후 출시된 '모델 X', '모델 3' '모델 Y' 등 테슬라 전 차종에 이같은 개폐 방식이 적용됐다.
그러나 전기에 의존하기 때문에 도어에 전력을 공급하는 12V급 저전압 배터리가 작동을 멈출 경우 매립된 손잡이를 잡을 수 없거나 잡더라도 문이 열리지 않는 문제가 제기됐다.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10년간 미국 경찰과 소방의 부검 보고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교통사고와 화재로 전동식 도어 손잡이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탑승객이 내부에 갇혀 사망한 건수는 12건, 사망자는 1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중 상당수는 구조 대원이 출동했음에도 도어를 제때 열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
테슬라 차량에 수동 개폐 기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무전력 상태에서도 탑승객이 탈출할 수 있도록 앞좌석 도어 창문 스위치 옆에 레버를 만들어 놨다. 그러나 뒷좌석에선 도어 하단의 패널을 고의로 드러낸 뒤 케이블을 잡아당기는 방식이라 사고 충격에 휩싸인 탑승객들이 관련 기능을 이용하기 어렵다. 이마저도 모델 3 기준이며, 차종에 따라 개폐 장치가 달린 위치도 제각각이다. 게다가 외부에선 무전력 상태인 도어를 열 방법이 아예 없어 구조대원들은 창문을 깨고 들어가야 한다.
소비자들의 항의를 받은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해 9월과 12월 각각 테슬라 '모델 Y'와 '모델 3'의 도어 결함 가능성 조사에 착수했다. NHTSA에 접수된 전동식 도어 손잡이 관련 불편 제보는 2015년 5건에서 지난해 146건으로 급증했는데, 이 중 70%는 테슬라 차량에서 비롯됐다. 논란이 이어지자,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차량에 심각한 충돌이 감지되면 도어 잠금을 자동을 해제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예 도어 손잡이 디자인을 변경하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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