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무대 위로 걸어나온 '아틀라스'…머리·몸 360도 회전에 탄성

[CES 2026]자유자재 회전·기립…800명 객석서 환호 쏟아져
현대차그룹, 인간 중심 AI 로보틱스 선언…28년부터 HMGMA 배치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왼쪽)과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이 무대에 공개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라스베이거스=뉴스1) 박기범 기자 = "자유롭게 웁직이는 로봇이 공장에 배치된다는 게 놀랍습니다. "

무대 위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걸어 나오자 객석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머리를 한 바퀴 돌리더니 몸 전체를 360도로 회전하고, 바닥에 앉았다가 다시 일어서는 동작이 이어지자 현장은 순식간에 술렁였다.

현대차(005380)그룹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6)'에서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 Partnering Human Progress'를 주제로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현대차그룹이 하드웨어·이동성 중심의 기존 로보틱스를 넘어, 고도화된 AI 기술을 결합한 '인간 중심 AI 로보틱스'로의 전환을 공식 선언하는 자리였다. 행사장에는 좌석 수를 웃도는 800여 명의 참관객이 몰리며 현장 열기를 더했다.

행사 시작 전 대형 스크린에는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로보틱스 전략을 암시하는 메시지가 잇따라 등장했다. '로봇은 어떻게 현실 세계의 응용을 구현하는가', '로봇은 인간의 잠재력을 어떻게 확장하는가', '로봇은 어떻게 학습하는가' 등 질문형 문구가 순차적으로 흘러나오며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무대 양옆 화면에는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보스턴다이내믹스,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 현대트랜시스 등 주요 계열사 이름이 나란히 표기됐다. 그룹 차원의 역량을 총동원해 AI 로보틱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낸 장면이었다.

사뭇 진지했던 사전 분위기는 행사 시작과 함께 이내 축제 현장으로 바뀌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화려한 댄스로 무대에 등장하며 행사의 문을 열었다.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로봇의 동작에 객석에서는 박수와 함께 사진·영상을 촬영하려는 플래시가 쏟아졌다.

댄스를 마친 스팟 한 대는 무대 한쪽으로 이동해 문을 열며 첫 사회자인 메리 프레인 보스턴다이내믹스 박사의 입장을 도왔다. 프레인 박사는 "피지컬 AI를 갖춘 로봇은 사람처럼 세상을 인식하고, 책임감 있게 우리를 위해, 또 우리와 함께 일하도록 설계됐다"며 인간과 로봇의 협력을 강조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왼쪽)과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이 무대에 공개돼 있다. (공동취재) 2026.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곧이어 행사의 하이라이트가 시작됐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잭 잭코우스키 아틀라스 개발 총괄과 아야 더빈 휴머노이드 응용전략 담당의 소개로 '아틀라스'가 무대에 올랐다. 현대차그룹과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날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과 개발형 모델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먼저 등장한 연구형 모델은 미래 제품에 필요한 핵심 기능을 검증하기 위한 초기 모델이다. 360도 회전 가능한 관절 구조를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보행과 자세 전환이 가능하며, 작업 현장에서 완전 자율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무대 한쪽 커튼이 걷히자 납작하게 바닥에 누운 상태로 등장한 연구형 아틀라스는 다리를 크게 회전하며 스스로 바닥을 딛고 일어섰다. 이어 성큼성큼 걸어 무대 중앙으로 이동한 뒤 관객을 향해 손을 흔들자, 객석에서는 다시 한 번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아틀라스는 머리와 몸, 팔을 각각 360도로 회전시키고, 흔들림 없이 쪼그려 앉았다가 다시 일어서는 동작을 선보였다. 손가락 하나하나가 사람 손처럼 정교하게 움직이며, 언제 어디서든 물체를 집고 옮길 수 있는 '작업 로봇' 모습을 연출했다.

연구형 모델은 무대 반대편으로 이동한 뒤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회전하며 관객의 시선을 끌었고, 익살스러운 포즈와 함께 개발형 아틀라스를 소개했다. 이어 공개된 개발형 모델은 56개의 자유도(DoF)를 갖춰 대부분의 관절이 완전 회전하며, 사람과 유사한 크기의 손에는 촉각 센서가 탑재됐다.

개발형 모델은 대부분 관절이 완전히 회전하고, 사람과 유사한 크기의 손에는 촉각 센서가 탑재됐으며, 360도 카메라를 통해 모든 방향을 인식할 수 있다. 최대 50㎏을 들어 올릴 수 있고, 약 2.3m 높이까지 도달한다.

영하 20도에서 영상 40도까지 성능 저하 없이 작동하며 방수 설계로 세척도 가능하다. 자재 취급부터 정밀 조립까지 다양한 작업을 학습할 수 있으며,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해 배터리를 교체한 뒤 즉시 작업을 재개한다.

현대차그룹은 개발형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글로벌 생산 거점에 우선 배치하고, 안전성과 품질 효과가 검증된 공정을 중심으로 활용한 뒤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등으로 작업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우승현 현대차그룹 GSO 미래전략담당 팀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추구하는 인간 중심 AI 로보틱스의 목적은 '현장에서 작동하는 것'"이라며 "실제 성과를 내는 기술, 측정할 수 있는 긍정적 변화를 만드는 기술, 일을 더 안전하게, 더 빠르게, 그리고 더 확장할 수 있게 만드는 로봇"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화려한 춤을 선보이고 있다. (유튜브 캡쳐)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