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내달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도입…AI·VR 연구개발 가속
英 앤서블 모션 제작 시뮬레이터…넥센·금호타이어와 같은 기종
실차 테스트 실내 실험으로 대체…타이어 개발 비용·시간 절감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그룹이 오는 2월 고성능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도입한다. 해당 시뮬레이터는 넥센타이어(002350)·금호타이어(073240) 등 최근 국내 타이어 업계가 도입한 것과 동일한 기종이다.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기술로 실제 차와 동일한 실험을 실내에서 진행해 신차용 타이어(OE)를 개발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영국 장비업체 앤서블 모션이 만든 고성능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델타 시리즈' 2대를 오는 2월 남양연구소에 도입한다. 시뮬레이터는 실제 트랙을 재현한 곡면 LED 디스플레이, 운전자가 탑승하는 차량, 차량을 상하좌우 움직이는 레일, 주행 시나리오를 조합하는 PC 등으로 구성된다. 차량 동역학과 주행 안정성, 승차감 등 다양한 주행 특성을 가상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다. 1대당 판매가격은 수십 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그룹이 고성능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에 투자하는 건 국내 타이어 업체들과 OE 연구개발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앞서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8월 앤서블 모션이 제작한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델타 시리즈 1대를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마곡 중앙연구소에 도입한 바 있다. 금호타이어도 동일한 시뮬레이터를 연내 용인 중앙연구소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12월 앤서블 모션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도 2016년 도입한 이탈리아 장비업체 VI-그레이드의 시뮬레이터 후속으로 앤서블 모션의 시뮬레이터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OE는 신차 개발 단계에 맞춰 타이어사들이 출시 3년 전부터 개발에 착수한다"며 "타이어사들이 OE를 만들어도 신차에 장착했을 때 완성차 업체가 요구하는 성능 수준에 부합하는지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이 중요하다. 각 사가 동일한 시뮬레이터를 도입하면 데이터 공유가 원활해지기 때문에 개발 단계에서의 협업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이유로 앤서블모션의 시뮬레이터는 BMW그룹·포드·GM·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미쉐린, 콘티넨탈 등 글로벌 타이어사들이 이미 10년 전부터 도입해 OE 연구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고성능 드라이빙 시뮬레이터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앞으로 타이어 실차 테스트를 상당 부분 대체할 전망이다. VR 기술을 활용해 테스트 트랙과 동일한 환경을 실내 실험실에 구현할 수 있어서다. 시뮬레이터가 시나리오별 주행 상황에 맞게 실시간으로 움직여 타이어 설정값과 노면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차량 움직임과 승차감까지 몸소 확인할 수 있다. 실내 실험인 만큼 기상 상황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양한 타이어 설정값들은 사전에 AI 모델이 만들어준다. 기존 실험 데이터를 학습한 AI 모델이 수백개의 설계안을 먼저 생성하고, 설계안별 성능을 예측해 목표한 성능을 만족한 최적의 설계안을 엔지니어에게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후 시뮬레이터를 통해 AI 예측값이 얼마나 들어맞는지 확인하고, 최종 성능은 실차 테스트를 통해 계측한다. 수십번 반복해야 하는 실차 테스트 일부를 AI의 도움을 받아 실험실에서 대체하기 때문에 다양한 설정값을 설계하고 이를 검증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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