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패밀리 스포츠 세단으로 딱이네…아우디 신형 A5[시승기]

9년 만의 완전변경, 아우디 반등 견인…스포티한 디자인에 부드러운 주행감
동급 최장 휠베이스로 실내 공간 ↑…차로중앙유지 기능 없어

아우디 중형 세단 '더 뉴 아우디 A5' 기본 트림 'A5 40 TFSI 콰트로'(S라인 블랙 에디션)의 전·측면 모습. 2025.12.10/뉴스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지난 7월 국내 출시된 아우디 신형 세단 '더 뉴 아우디 A5'는 올해 아우디의 판매 반등을 견인한 핵심 모델 중 하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A5는 출시 이후 지난 5개월간 659대가 팔리며 아우디 판매 3위 모델에 올랐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7위를 기록한 아우디는 A5를 비롯한 신차 효과에 힘입어 올해 들어 6위로 반등했다. 올해 1~11월 아우디 누적 판매량은 1만 252대로 전년 동기(8386대) 대비 22% 증가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드는 점을 감안하면 신형 A5의 인기는 이례적이다. 9년 만의 완전 변경으로 기존 중형 세단 'A4'의 계보를 잇는 A4 10세대 모델이면서 동시에 중형 스포트백 'A5'의 3세대 모델인 점이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신형 A5는 스포트백의 스포티한 외관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중형 세단이 갖춰야 할 공간성은 극대화했다. 4인 가족이 모두 탈 패밀리 세단이 필요하지만, 일상에서 스포츠 드라이빙의 향수를 느끼길 원하는 기혼 소비자들에게 신형 A5는 유력한 선택지가 됐다.

아우디 중형 세단 '더 뉴 아우디 A5' 기본 트림 'A5 40 TFSI 콰트로'(S라인 블랙 에디션)의 1열 내부 모습. 2025.12.10/뉴스1 김성식 기자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신형 A5의 가솔린 기본 트림인 'A5 40 TFSI 콰트로'(S라인 블랙 에디션)로 수도권 일대 약 50㎞를 주행했다. 차량을 받자마자 스포츠 드라이빙 감성을 운전자에게 전달하고자 제조사가 고심한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1열 시트 포지션이 세단치고도 낮은 편이다. 시트가 낮을수록 가까운 거리의 물체는 보닛에 더 많이 가려져서 시야 확보 측면에선 불리하다. 그러나 무게 중심을 아래로 가져가기 때문에 고속, 급커브 구간에서도 주행 안정감이 유지됐다. 14.5 인치의 큼직한 센터 디스플레이는 운전석 방향으로 꺾여 11.9인치 계기판과 연결됐다. 좌우 대칭형인 센터패시아와 비교했을 때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한눈에 확인하기 편리했다. 상·하단이 잘린 스티어링 휠과 헤드레스트 일체형 시트 모두 스포티한 느낌을 더했다.

아우디 중형 세단 '더 뉴 아우디 A5' 기본 트림 'A5 40 TFSI 콰트로'(S라인 블랙 에디션)의 측면 모습. 2025.12.10/뉴스1 김성식 기자

신형 A5의 스포티함은 외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보닛-캐빈-트렁크가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되는 '3박스' 형태의 전작 A4 9세대에서 벗어나 루프라인이 트렁크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2세대 A5의 '스포트백' 디자인을 계승한 결과다. 트렁크를 열 때도 테일 게이트가 후면 유리와 함께 열려 역동적인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측면으로 넓게 뻗은 전면 그릴은 벌집 모양으로 구멍이 뚫려 과감한 인상을 줬지만, 크롬 없이 블랙 무광으로 마감해 과하지 않고 단정했다.

드라이빙은 내·외관이 풍긴 스포티한 이미지에 비해 생각보다 부드럽고 정숙했다. 시동을 걸고 서울 시내 길을 주행하자 변속이 매우 부드럽게 이뤄졌다. 통상 듀얼 클러치(DCT) 변속기의 경우 저속에서 특유의 울컥거림이 지적되곤 하는데,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시내 구간에서도 변속 충격을 느끼지 못했다. 서스펜션은 단단하게 설정된 편이었지만 노면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만큼 탄력이 좋았다. 강변북로에 들어서 시속 90㎞까지 속력을 높였다. 액셀 페달을 쭉 밟을 때마다 속력이 매끄럽게 올라갔다. 2.0L 가솔린 엔진은 최고 204마력을 발휘하는데, 일상에서 전혀 부족함이 없는 출력이었다. 엔진 자체가 소음이 적은 데다 앞좌석 이중접합유리가 탑재돼 고속에서도 조용했다.

아우디 중형 세단 '더 뉴 아우디 A5' 기본 트림 'A5 40 TFSI 콰트로'(S라인 블랙 에디션)의 2열 내부 모습. 2025.12.10/뉴스1 김성식 기자

2열은 이 차가 패밀리 세단으로서도 전혀 손색이 없음을 보여줬다. 1열 시트 위치를 중간 정도로 정렬한 상태에서 2열에 탑승했는데, 키가 180㎝인 성인 남성도 주먹 두 개가 들어갈 정도의 넉넉한 무릎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루프라인이 완만하게 떨어지는 패스트백 특성상 머리 공간이 크지는 않았지만, 허리를 꼿꼿하게 세워도 머리가 천장에 부딪히지는 않았다. 이처럼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한 건 전작 A4 9세대 대비 전장 65㎜, 전폭 15㎜, 전고 26㎜씩 증대됐기 때문이다. 특히 휠베이스는 무려 70㎜나 늘어나 2892㎜에 달해 동급 세단 중 최장을 자랑한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으로 차로이탈방지, 차간거리유지 기능은 탑재됐지만, 전작에도 있던 차로중앙유지 기능은 빠져 있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활성화하더라도 지정된 속도를 유지하며 앞차와의 간격만 조정해 줄 뿐, 차로 정중앙을 유지하지는 않기 때문에 운전자가 조향 각도를 계속해서 조정해야 했다. 차로중양유지 기능이 있으면 자동으로 움직이는 스티어링 휠에 두손을 가볍게 올려두면 돼 운전 피로도가 상당히 감소한다.

아우디 중형 세단 '더 뉴 아우디 A5' 기본 트림 'A5 40 TFSI 콰트로'(S라인 블랙 에디션)의 후면 모습. 2025.12.10/뉴스1 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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