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쫓는 벤츠, 벤츠 쫓는 테슬라…수입차 3강 경쟁 '불꽃'
BMW 5만대 돌파하며 안정적 선두…벤츠-테슬라 7000대 좁혀져
모델Y·E클래스·5시리즈 주력 모델 성패에 브랜드 판매량 직결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테슬라 등 국내 수입차 '3강'의 순위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전통의 맞수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1만 대 차이를 두고 선두 경쟁을 이어가는 사이 테슬라가 무서운 기세로 벤츠를 추격하며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25일 카이즈유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8월 BMW는 5만 1230대를 판매해 누적 기준 1위를 달성했다. 지난 2016년부터 벤츠에 내줬던 1위 자리를 2023년에 탈환한 이후 3년 연속 1위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벤츠 판매량은 4만 1353대로 두 브랜드 간 격차는 약 1만 대에 달한다. 아직 올해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두 브랜드 간 격차는 2023년 722대, 지난해 7154대에서 매년 커지는 모습이다.
BMW의 가장 큰 강점은 '안정감'이다. 특별한 신차 출시가 없었음에도 매달 6000대 이상을 꾸준히 판매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벤츠는 상반기까지 BMW와 큰 격차 없이 경쟁했다. 상반기 기준 BMW는 3만 8282대, 벤츠는 3만 2562대를 판매하며 6000대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특히 3월에는 벤츠가 6761대를 판매하며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벤츠는 7월 4464대, 8월 432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내년 '직판제' 도입을 앞두고 최근 딜러사 노조의 파업 등의 변수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테슬라에 추격을 허용하면서 이중 압박을 받는 형국이다.
판도를 뒤흔드는 변수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올해 3만 4564대를 판매하며 벤츠와 불과 7000대 차이로 3위에 올랐다. 1월에는 판매 상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2월 2222대를 판매하며 3위에 오른 뒤 꾸준히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기세가 무섭다. 상반기 판매량은 1만 9223대로 월 평균 3000대를 판매했지만, 7월(7362대)과 8월(7979대)에는 수입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벤츠와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테슬라가 벤츠를 제치고 2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벤츠의 판매 부진은 두드러진다. 올해 수입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했지만, 벤츠는 18.2% 감소했다. 반대로 BMW는 9.8% 늘었고, 테슬라는 261.4% 폭증했다.
브랜드별 판매 성적은 주력 모델 성과와 직결되는 모습이다. 테슬라 모델 Y는 올해 전년 대비 450% 증가한 2만 8674대를 판매하며 차종별 판매 대수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에는 6683대가 팔리며 현대차 아반떼(6977대)에 이어 국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2위를 기록했다.
BMW5 시리즈는 1만 6010대로 전년보다 78.3% 늘었다. 반면, 벤츠 E클래스는 1만 6626대로 2위를 차지했지만, 전년보다 24.3%가 줄었다. 벤츠는 연말까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L, 메르세데스-AMG CLE 쿠페 등 다양한 신차를 선보이며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들 3개 브랜드가 '3강 체제'를 공고히 하는 점도 눈에 띈다. 올해 1만대 이상 판매한 수입차 브랜드는 BMW·벤츠·테슬라에 렉서스까지 4곳뿐이다. 렉서스는 1만214대로 앞선 3개 브랜드와 격차가 크다. 그 뒤를 볼보(9096대), 도요타(7543대)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 '독3사'로 불리던 아우디는 올해 7411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5% 늘었지만, 7위로 여전히 고전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입차 시장은 단순한 1·2위 다툼이 아니라, 전통 럭셔리 브랜드와 신흥 전기차 브랜드 간의 세대교체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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