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돌파하는 전기차…최대 시장 '중형 SUV'로 판매 호조 계승
테슬라 모델Y, 8월 판매 2위 올라 전기 SUV 위상 입증
기아 EV5·BYD 씨라이언7 가세…가성비·공간성 경쟁 본격화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올해 국내 전기차 판매가 전년 대비 호조를 보이면서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돌파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큰 볼륨을 차지하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세그먼트에 굵직한 전기 신차들이 속속 투입되면서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16일 카이즈유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승용차 신차 등록 대수는 100만 1329대다. 그중 전기차는 12만 68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국내 전체 판매 차량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2.7%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판매 확대 배경에는 가성비와 넓어진 선택지가 꼽힌다. 지난해 출시된 기아 EV3,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과 올해 투입된 기아 EV4, 테슬라 모델Y 등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모델이 수요를 견인했다. 여기에 전기 픽업트럭 무쏘EV, 대형 SUV 아이오닉9 등 차급을 다양화한 라인업 확장도 한몫했다.
하반기에도 전기차 판매 호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최대 볼륨 시장인 중형 SUV 세그먼트에 신차가 쏟아지면서다. 테슬라 모델Y는 올해 2만 8674대가 판매돼 전기차 중 압도적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8월에는 기아 쏘렌토를 제치고 전체 자동차 판매 2위에 올라 전기 SUV의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기아와 비야디(BYD)도 각각 EV5와 씨라이언7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세 차량 모두 중형 SUV급이지만 주행거리·가격·공간 등 각기 다른 강점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모델Y는 대표적인 '가성비 전기차'로 꼽힌다. 후륜구동(RWD) 모델의 판매가격은 보조금 적용 시 5299만 원이다. 전용 충전망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술은 테슬라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이다.
EV5는 주행거리가 강점이다. 1회 충전 기준 주행거리는 460㎞로 모델Y(400㎞), 씨라이언7(385㎞)보다 길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 리륨인산철(LFP) 배터리의 다른 두 모델보다 배터리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다만 가격 부담은 약점이다. 롱레인지 모델은 4855만 원, GT-라인은 5340만 원부터다. 기본 트림인 에어는 4000만 원 초반대지만 옵션을 추가하면 4000만 원 중반까지 올라간다.
씨라이언7은 가격과 공간성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다. 가격은 경쟁 차종 중 제일 저렴한 4490만 원이다.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실구매가는 4000만 원 초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장·전폭·전고가 각각 4830㎜, 1925㎜, 1620㎜로 동급 최대 수준이고, 휠베이스도 2930㎜에 달해 실내 활용성이 뛰어나다. 반면, 중국산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 장벽을 넘어야 한다는 과제가 뒤따른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전기차 판매 흐름이 중형 SUV 신차 성과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패밀리카·세컨카 선택지로 전기 SUV를 적극 고려하기 시작했다"며 "캐즘을 넘어선 뒤 본격적인 확산기를 맞이할지, 하반기 성적표가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pkb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