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니 50년' 현대차 "달에서 달리겠다"…車업계의 우주여행[미래on]
현대차그룹, 달 탐사 로버 개발 착수…내년 하반기 시제품, 2027년 최종 완성
'1300조' 우주시장 선점 나선 글로벌 완성차…美 GM·日 도요타 등 경쟁 격화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로보틱스는 더 이상 머나먼 꿈이 아닌 현실입니다. 현대차의 로보틱스 비전이 인류의 무한한 이동과 진보를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그룹 회장이 지난해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에서 로봇개 '스팟'과 함께 등장해 한 말이다. 정 회장은 CES 부스 내에 자동차를 단 한대도 전시하지 않고 로봇으로 채우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1년 후, 현대차그룹은 달 탐사 로버 개발에 착수하며 우주시대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완성된 개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1975년 대한민국 최초의 고유모델 승용차인 현대차 포니1이 출시된 지 50년만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0일 국내 우주분야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달 탐사 전용 로버의 개발 모델 제작에 돌입했다. 개발 모델은 성능 검증을 위한 연구 목적의 시제품을 말한다.
개발 모델은 달 표면과 유사한 극한의 환경에서 실험을 거듭하며 2027년 최종 완성된다. 달의 남극부에 착륙해 광물 채취, 환경분석 등 과학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달 탐사 모빌리티 프로젝트' 관련 채용에 나서며 우주 사업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여섯달 만에 실제 달 탐사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셈이다.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후발주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촉발한 완성차 업계의 우주 진출은 이미 보편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GM과 도요타는 직접적인 경쟁자다. GM은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달 탐사 로버를 2025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며 도요타도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2030년을 목표로 달 탐사 로버 '루나 크루저'를 연구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도 포함된 바 있다.
중국의 지리자동차는 지난해 6월 자체 개발한 저궤도 인공위성 'GeeSAT-1'을 성공적으로 발사했으며 포르쉐도 로켓 스타트업 이자르 에어로스페이스에 7500만달러(약 1000억원)를 투자했다. 이를 통해 위치 정보의 오차 범위를 줄이고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완성차 업계가 연이어 우주에 뛰어드는 이유는 그 자체로 고도의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어서다. 완성차 업계가 레이싱 대회에 자사의 최고 기술이 적용된 차량을 선보이고 이를 다시 양산차에 적용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로버에는 달 표면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하부의 이동 장치와 자율주행 시스템 등 고도화된 기술이 대거 적용된다. 전통적으로 강점을 지닌 차량 하드웨어에 첨단 소프트웨어까지 자체적으로 장착하면서 현대차가 추구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상징하게 된다.
밤낮의 온도 차가 300도에 달하는 극한 환경을 견디는 열관리 및 방사능 차폐 장치, 70㎏을 넘지 않는 차량 무게 등 기술의 집약체라고 볼 수 있다.
성장 잠재력 역시 크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 글로벌 우주산업이 1조달러(약 1300조원) 이상으로 성장한다고 내다봤다.
주목할 지점은 정부 대신 민간의 역할이 커진다는 것이다. 2016년 24.78%인 정부 비중은 2040년 17.19%까지 줄어든다고 예측했다. 즉 민간에서도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완성차 업계뿐 아니라 각국의 민간 기업이 앞다퉈 초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는 지난달 말 독자적으로 개발한 달 착륙선을 보내 달 착륙을 시도했다. 아쉽게 통신 두절로 '민간 착륙선의 첫 달 착륙' 임무 완수에는 실패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러한 민간 기업들의 우주 개발 노력은 앞으로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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