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BMW M6 "괴물의 등에 올라타다"
- 최명용 기자

(서울=뉴스1) 최명용 기자 = 한마디로 괴물이다. BMW M6를 타고 난 뒤 느낌을 표현하자면 '괴물차'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고성능 차량을 소개할 때 항상 쓰는 표현은 '일반 도로에서 스포츠카와 같은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다'는 말이다. BMW M카는 딱 이 문구 그대로다. 일반 도로에서 스포츠카와 같은 매력을 느낄 수 있다.
BMW 미디어 시승행사를 통해 미사리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경춘고속도로를 거쳐 설악IC까지 M6 그란쿠페로 주행하는 기회를 가졌다. 설악IC를 지나 좁은 국도를 통해 모 갤러리까지 이동했으나 국도 주행은 큰 의미가 없다. M6의 진정한 매력은 직선 주로에서 느끼는 폭발적인 가속력이다.
◇스포츠카에서 개발된 'M'시리즈
BMW M은 백색 바탕에 파란색, 보라색, 붉은색 줄무늬의 엠블럼을 별도로 쓴다. BMW M의 전신은 1972년에 창설된 BMW 모터스포츠 GmbH가 효시다. 모터스포츠의 'M'에서 이름을 따 왔다. 모터스포츠용 차량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BMW는 35명의 팀원들이 레이싱팀을 꾸렸고 BMW 3.0 CSL를 만들어 1973년과 1979년 사이에 유럽 챔피언십에서 6차례 우승을 일궈냈다. 이후 수많은 대회에서 BMW M모델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능을 과시했다.
1979년 출시된 M1이 모터스포츠를 계승해 만든 고성능 M카의 효시다. M1은 직렬 6기통 엔진에 227마력으로 모두 456대만 생산했다. 이후 M5, M4, M3 등으로 엔진 크기에 따른 다수의 모델이 출시됐다.
M6는 M카 중 가장 배기량이 크고 성능이 뛰어난 차량이다. 그만큼 무시무시한 주행 능력을 보인다.
◇폭발적인 가속력…순식간에 시속 200km
운좋게 고른 차가 붉은 빛이 감도는 M6그란쿠페다. 불타는 듯한 색감부터 마음에 든다. 길쭉한 본네트와 거의 눕혀 있는 전면 윈도, 낮은 차체는 멈춰 있어도 달리는 듯 하다.
시야각은 좁은 편이다. 쿠페형 디자인인 탓에 거의 누워서 운전하는 느낌이다. 더욱이 속도가 빨라지면 시야가 더 좁아져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엔진음이 기가 막히다. 일본이나 한국차와 달리 독일차들은 엔진음을 숨기지 않는다. 흡음재를 거의 쓰지 않았다. 고성능 엔진의 과격한 음이 운전석에 그대로 전해진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묵직한 진동이 시트를 통해 전달된다. 달리기 전부터 심장을 뛰게 만든다.
올림픽 대로 구간에선 차량이 많아 가속 페달을 밟기 부담 스럽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차량이 뜸해진 틈을 타 가속 페발을 힘껏 밟았다.
제원표상 M6의 제로백은 4.2초다. 웬만한 스포츠카 수준이다. 순식간에 시속 100km까지 치고 오른다. 조금만 방심하면 시속 200km도 거뜬하다. 밟는 족족 우렁찬 굉음과 함께 차가 치고 나간다. 달리는 맛은 최고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마다 몸이 뒤로 젖혀진다. 주변의 차를 의식해 속도를 줄였기 망정이지 한도 끝도 없이 치고 오를 법하다. 차량이 뜸해질 때마다 급가속을 즐겼다. 스피드웨이에서 힘껏 달려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M6는 트윈파워 터보 8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최고 출력 560마력, 최대 토크 69.4kg.m를 보인다. 그냥 스포츠카다.
◇멈추면 안되는 차 '파킹' 모드도 없다
핸들링은 묵직하다. M6는 컴포트모드, 스포츠모드, 스포츠플러스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컴포트 모드도 충분히 달리는 맛이 좋지만 스포츠, 스포츠플러스모드를 선택하면 그만큼 응답속도가 빨라진다. 특시 스포츠플러스는 차세제어장치도 끄기 때문에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는 대로 차가 움직인다.
스포츠플러스모드는 곡선 구간에선 선택하지 않는게 낫다. 스티어링휠이 묵직해지면서 좌우로 돌릴 때마다 팔에 힘을 잔뜩 줘야 한다. 반대로 직전 고속 주행에선 안성맞춤이다.
M6를 시승하고 나서 주차장에 멈춰섰다. 내리기 전에 한참을 망설였다. 당연히 있어야 할 'P' 모드가 없다.
M카의 기어박스엔 D, N, R 이 세가지 모드만 있다. M6그란쿠페는 2개의 클러치로 운영되는 듀얼클러치 시스템이 7단 변속기와 맞물려 있다. 클러치 1개는 1,3,5,7을, 다른 1개는 2,4,6, 후진을 담당한다. 변속 과정에서 클러치가 미리 맞물려 있기 때문에 최적의 빠른 기어 변속 타이밍이 가능하다.
멈춰설 땐 듀얼 클러치가 자동으로 떨어진다. 일반적인 차량은 D모드를 두고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차가 슬금슬금 출발한다. M카는 D모드에서 발을 떼도 차는 움직이지 않는다. N(중립)모드에서 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P'모드로 전환된다.
기술적으론 듀얼클러치 기능 탓에 P모드를 둘 필요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M카의 성격을 보여주는 숨은 기능이기도 하다. M카는 멈춰있길 거부하는 그런 차가 아닐까. 항상 달리고 싶은, 달려야 하는 차가 'M' 모델이다.
물론 M6를 즐기려면 2억100만원(그란쿠페), 1억8000만원(쿠페)에 달하는 값을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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