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패밀리 세단의 정석, 렉서스 '올뉴 ES300h'

연비·넓은 실내공간·주행 정숙성 '만족'…"다소 둔감한 브레이크 아쉬워"

렉서스 '올뉴 ES300h'ⓒ News1

(서울=뉴스1) 박기락 기자 = 독일차에 밀려 '강남 쏘나타'의 이름을 내준 렉서스 ES가 명예 회복에 나섰다. 렉서스는 9월 1일부터 6세대 ES의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를 변경하고 소음진동성능(NVH)를 개선한 ‘올뉴 ES’의 판매에 들어갔다.

ES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ES300h의 경우 지난해 국내에서만 4300여대가 넘게 팔리며 렉서스 전체 판매의 68%를 차지했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순위 8위에 오른 ES300h는 10위권에 들어간 9대의 디젤 차종을 제외하고 유일한 하이브리드 차량이기도 하다.

올뉴 ES300h를 타고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에서 가평 베네스트 C.C까지 왕복 120km를 달렸다. 시승 구간내 경춘고속도로 등 고속 구간이 있었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는 점에서 연비에 신경 쓰며 주행했다.

올뉴 ES300는 부분 변경 모델이지만 외관에서 풀체인지라 할 만큼 많은 변화를 줬다. 전면부의 스핀들 그릴은 양 옆으로 더욱 넓어져 안쪽으로 날카롭게 바깥쪽으로 부드럽게 연결되면서 우아한 느낌을 강조했다.

헤드램프도 사양과 디자인이 변경됐다. 기존 HID 타입에서 시인성이 개선된 LED 타입으로 변경됐으며 디자안도 IS에 적용된 독립적 화살촉 모양을 적용, 스포티함을 더했다.

측면은 이전 모델 대비 로어 범퍼 부분을 날렵하게 디자인해 차량이 보다 저중심적으로 보이도록 했다. 후면은 기존 리어콤비네이션 램프에 들어가던 3개의 라인을 2개로 줄여 렉서스의 이니셜인 L자 형상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또 차체 전면에는 일정 수준의 스크래치에도 자체적으로 탄력을 되찾는 스크레치 복원 페인트가 적용돼 기계식 세차에도 긁힘을 방지해준다.

실내 디자인도 변화가 있었다. 운전석 정면에 선명한 4개의 원형 계기판과 각종 수치를 나타내는 바늘이 길어져 시인성이 높아졌다. 기존 금속 부분이 드러나던 시프트레버도 가죽으로 마감 처리됐으며 각종 내장재도 무광소재에서 유광소재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렉서스 '올뉴 ES300h'ⓒ News1

하이브리드 모델인 만큼 시동을 걸어도 엔진음은 느껴지지 않았다. ES300h는 시속 40Km까지 전기모터의 힘으로, 그 이상에서는 엔진이 가동되도록 설계돼 있다. 연비를 최우선으로 하는 에코모드인지라 가속 페달을 밟아도 생각보다 차는 나가주지 않았다. 마침 시승 당일 내린 폭우도 가속성능을 테스트하기에는 어려운 조건 중 하나였다.

중저속 구간을 지나면서 엔진이 가동을 시작했지만 실내는 여전히 정숙한 상태를 유지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노면음도 대부분 잘 막아주는 편이었다. ES300h는 이전 모델보다 구조용 접착제의 적용범위를 확대해 차체 강성을 높였다. 또 더 나은 승차감을 위해 전륜과 후륜의 쇽업 소버를 최적화해 안정감과 주행성능도 향상시켰다.

패밀리 세단으로서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시승 중 뒷좌석에도 앉아봤다. 후륜 구동 방식의 동급 독일차와 달리 전륜 구동인 ES300h는 보다 여유 있는 뒷좌석 공간을 자랑한다. 좌우를 비롯해 무릎 앞 공간도 성인남자 3명이 타기에 충분한 편이다. 트렁크 역시 골프백 4개 정도가 들어갈 정도로 넓었다.

다만 시승 중 아쉬웠던 점은 제동이었다. 최근 동급 차량들의 브레이크 페달이 민감하게 세팅된 것과 달리, ES300h는 제동하기 위해 다소 힘껏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야 한다. 익숙해지기 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하다.

급가속을 배제한 결과, 120Km를 주행한 ES300h의 연비는 22.5Km/l가 나왔다. 공인연비 16.4km를 상회하는 수치다.

ES300h는 넓고 고급스러운 실내공간과 주행 중 정숙성, 동급 최대 수준인 10개의 SRS 에어백 등 패밀리 세단으로서 충분한 요소를 갖췄다. ES300h의 국내 판매가격은 이그제큐티브가 6370만원, 슈프림 5590만원, 프리미엄 5180만원이다.

kiroc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