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에 돈 몰리고, 증시에선 돈 빼고…주춤해진 '개미 머니무브'

개인 이달 들어 14.7조 코스피 순매도…5개월 만에 매도 우위
8월 은행예금 20조 급증…긴축·고유가에 '역머니무브' 확산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기준금리 인상과 증시 조정이 맞물리며 증시로의 머니무브가 주춤해지는 모습이다. 은행 예금으로는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는 반면 증시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돈을 빼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8거래일간 개인투자자는 코스피를 14조 7070억 원 순매도했다. 아직 월초에 불과하지만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해 온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증시 예탁금과 거래대금도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코스피가 7000선을 회복한 9일 다시 103조 원까지 회복했지만, 이달 평균치는 100조 원을 하회하며 연저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과 함께 개인투자자의 거래 회전율이 일제히 하락하며 일평균 거래대금도 감소세를 타고 있다. 전날 유안타증권은 올해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 대금 전망치를 기존 73조 2000억 원에서 66조 원으로 9.9% 하향 조정했다.

특히 코스피가 7000선을 회복하며 조정 마무리 국면에 들어왔음에도 매도 우위를 보이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 9일 코스피는 종가 기준 33거래일 만에 7000선을 회복했지만 개인투자자는 기다렸다는 듯 2조 2876억 원을 내던졌다.

얼어붙은 증시와 달리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은행예금 잔고는 금리 인상 세에 힘입어 반등하는 분위기다. 연초 급감했던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코스피가 조정을 이어온 7~8월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한 달 만에 20조 3000억 원 가까이 늘며 1000조 원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선 증시로 유입된 자금이 다시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이탈하는 '역머니무브' 흐름이 좀 더 강화될 수 있다 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에 더해 유가와 시장금리 등 증시 발목을 잡는 변수들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류진이 KB증권 연구원은 "정기예금 중 가계 부문은 8월에야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이후부터는 가계 예금 증가 흐름이 좀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본다"며 "현재로서는 기존 투자자금의 대규모 이탈보다는 예금 인출과 레버리지를 통한 신규 자금 유입이 점차 완만해지는 흐름을 예상하지만 결국 긴축의 영향이 가계의 머니무브 결정에 반영되면서, 증시로 향하는 가계 자금의 유입 속도 역시 이전보다 더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8월 기준 개인투자자 회전율은 109%로 전 저점 수준에 근접하며 추가 하락은 제한적으로 보인다"면서도 "매크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으로 내년까지 금리 인상이 지속된다면 회전율의 반등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wh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