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락, 경기침체 시작 아냐…첫 반등 뒤 저점 확인해야"

미래에셋證 "증시 급락에도 원화 상대적 안정"
"반도체 이익 전망·외국인 수급 확인해야"

코스피가 급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8% 넘게 급락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2026.7.28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코스피 급락이 한국 경제 전반의 위험이 커진 데 따른 시스템 위기라기보단 반도체와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됐던 포지션이 한꺼번에 청산된 결과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기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높지만 첫 반등을 곧바로 추세 전환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도 나왔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에서 "이번 급락의 원인은 중국 반도체 기술 추격과 공급 확대 우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 국내 반도체·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됐던 포지션의 강제 축소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고 밝혔다.

이날 국내 증시는 중국 메모리 업체발 충격으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투매가 쏟아지며 급락했다. 오후 2시 35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40.86포인트(-10.97%) 내린 6014.89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는 동반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조 8241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 6177억 원, 2004억 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는 12.40%, SK하이닉스는 13.16% 하락하면서 반도체 관련 종목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김 연구원은 이번 하락을 새로운 경기침체나 금융시스템 위험의 시작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새로운 악재가 시장을 무너뜨렸다기보단 알고 있던 위험이 과도한 포지션과 얇아진 유동성을 만나 한꺼번에 가격에 반영된 것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화와 외환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과거 시스템 위기 국면에서는 주가 급락과 함께 원화 약세, 달러 강세, 국채금리 상승, 신용 스프레드 확대가 동시에 나타났지만 이번에는 코스피 낙폭에 비해 원화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가 한국의 국가 위험이나 달러 유동성 부족보다 반도체·레버리지 포지션 조정에 집중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는 낙폭 과대와 공매도 환매, 선물 숏커버링, 상장지수펀드(ETF) 리밸런싱 등으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첫 반등을 추세 전환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향후 코스피 흐름은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는 1단계, 반등 이후 이전 저점을 지키는지 확인하는 2단계, 반도체 이익과 외국인 수급을 통해 방향성을 판단하는 3단계로 구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반등 이후 이전 저점이 낮아지지 않고 수급이 정상화된다면 이번 급락을 추세 종료보다 중간 조정으로 해석할 근거가 생긴다"며 "국내 반도체 이익 전망과 외국인 현·선물 수급, 신용융자, 레버리지 ETF 환매 등이 안정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급락으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역사적 하단에 근접했지만 낮은 PER만으로 추세 전환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하락 여부보다 반도체 이익 전망과 수급의 안정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투자 전략은 보유 포지션에 따라 달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용·미수·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등 변동성에 취약한 포지션은 반등 과정에서 비중을 줄이고, 현금 보유 투자자는 일괄 매수보다 가격 조정과 이익 전망, 외국인 수급을 확인하며 분할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지금은 급락에 대응해 방향을 단정하기보다 이번 주 주요 이벤트와 반등 이후 수급을 확인할 구간"이라며 "레버리지는 축소하고 현금은 서두르지 않으며 이익 전망이 유지되는 자산을 중심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