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이 살아났다"…'10만전자' 오르니 '꿈의 사천피' 도약[4000시대]

삼성전자, 이달 들어 21% 급등…연고점 찍고 최고가 행진
'엔비디아' 호재 기점으로 상승폭 확대…외국인 집중 매수

14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사기가 펄럭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올 3분기 12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역대 분기 최고치를 경신했고 '10조 클럽'에 재차 가입했다. 2025.10.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코스피 4000포인트 달성의 주역은 명실상부 삼성전자(005930)다. 1년 전 4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가 반등에 성공, 사상 처음으로 주가 10만원을 돌파하자 코스피도 '꿈의 4000포인트'로 도약했다.

SK하이닉스에 밀렸던 삼성전자, '엔비디아' 호재로 재기

27일 오전 10시47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94%(2900원) 오른 10만17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10만19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주가 10만원대를 처음 달성한 날, 코스피도 4000시대에 입성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4000포인트를 첫 돌파하고, 단숨에 4030선까지 도약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21% 급등했다. 월초 8만원대였던 주가는 지난 16일 2021년 1월 기록한 전고점(9만 6800원)을 5년 만에 넘어선 이후 10만원 선까지 올랐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코스피 랠리 기간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희미했다. 특히 승승장구하던 SK하이닉스(000660)와 비교가 됐다. 6월부터 8월까지 SK하이닉스 주가가 32% 오를 때, 삼성전자는 24% 상승하는 데 그쳤다. SK하이닉스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찍을 때, 삼성전자는 6만~7만 원대 박스권을 못 벗어났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엔비디아의 HBM 품질 테스트 통과 보도가 나온 9월22일 이후 삼성전자가 그간의 상대적 약세를 만회하면서다. 보도 직전 거래일인 9월19일 7만원대로 마감했던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납품 호재를 기점으로 급등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삼성전자의 메모리 경쟁력이 되살아났다는 평가가 상승을 견인했다. 엔비디아 납품을 시작으로 HBM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부문의 업황 개선세까지 대입하면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분석이다.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장중 4000선을 돌파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5.10.2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신기록' 일등공신 외국인…개인은 차익실현

일등 공신은 당연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4조 328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 24일까지 총 13거래일간 4거래일을 제외하곤 모두 순매수로 일관했다.

SK하이닉스와 비교해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의 상승 여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달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8520억원어치 순매도했고, 거래일로 따져도 3거래일을 제외하곤 모두 순매도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와 비교해 삼성전자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이 상승세를 더욱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IB들도 삼성전자 주가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이달 들어 시티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1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골드만삭스는 9만 6000원에서 10만 9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달부터 △노무라(12만 3000원) △제프리(11만 원) △JP모건(10만 원) 등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했다

골드만삭스는 "주가가 아직 사이클 중반부 밸류에이션(가치)에 머무르고 있다"며 "향후 리스크 대비 기대 수익 측면에서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상승장에서 차익실현 움직임이 거셌다. 외국인과 기관이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순매수할 때, 개인투자자는 총 5조50억원 순매도했다.

5년 만에 전고점을 회복한 데다, 코로나19 이후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지난해 11월만 해도 4만 9900원까지 떨어졌던 터였다. 긴 터널을 지나온 투자자 대부분은 이번 상승장에서 대부분 수익권에 들어섰다. 네이버페이에 따르면 '내 자산 서비스'에 등록된 삼성전자 투자자 24만 9526명의 평균 매수 단가는 7만 2013원으로, 평균 수익률은 40.53%에 달한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4000포인트를 돌파한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5.10.2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반도체에 집중된 랠리…"변동성 유의해야"

다만 상승세가 컸던 만큼 주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코스피 지수에서 반도체 비중이 큰 만큼 변동성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다.

이날 오전 10시 31분 기준으로 삼성전자(599조 674억 원), SK하이닉스(385조 1133억 원), 삼성전자 우선주(005935)(64조 5436억 원) 세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1049조 원에 달한다. 코스피 전체 시총 3298조 원의 32%에 달한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강세를 보여왔던 반도체에서는 일부 외인 투자자의 이탈 조짐이 보인다"며 "3차 상법 개정의 자사주 소각 범위, 배당분리과세의 세율 등에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내년 증시의 추가 상승 재료도 계산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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