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 "소액주주 1주와 대주주 1주, 같은 평가 받아야"

[NIF2025] "코리아디스카운트, 소액주주 주식만 저평가되고 있어"
"상증세법 개정·중복상장 해소·의무공개매수 도입돼야 '오천피' 달성"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5 뉴스1 투자포럼(NIF)에서 코스피 5000을 위한 3가지 제언을 주제로 기조연설하고 있다. 2025.10.22/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엄밀히 따지면 국내 증시에 투자한 소액주주의 주식만 저평가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소액주주의 1주와 대주주의 1주가 비슷한 평가를 받도록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대표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2025 뉴스1 투자포럼(NIF2025)'에서 '코스피 5000을 위한 3가지 제언'을 주제로 기조 연설에 나섰다.

김 대표는 "현장에서 만나보면 지배구조 개편으로 크게 상승했던 일본 증시에 빠르게 진입하지 못했던 외국인들이 이번에 한국 시장의 상승장은 놓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인다"며 "한국 증시의 상승이 추세적으로 지속될 것 같으냐는 질문을 많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코스피 5000포인트' 달성을 위해선 '주가 누르기 방지법'이라 불리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 이하인 종목은 비상장주식처럼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반영해 세금을 매기도록 하는 일종의 '페널티'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최대 주주가 상속·증여세를 낮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 저평가를 유도하는 것을 해소하자는 취지다.

그는 "상장하기 전까지는 주주도 신경을 쓰고 이익을 늘리다가 상장 후에는 최대 주주들이 저평가 상태를 유지해 세 부담을 줄이려 한다"며 "그 결과 자연스럽게 주가가 떨어지는 PBR 1배 미만 기업이 많은데 아이러니하게도 실제로 외부에 매각될 때는 경영권 거래에서 2~3배 넘는 가치를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모회사 주주에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등 중복상장 해소를 위한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국내 증시의 중복 상장 비율은 18%로 선진시장에 비하면 과도하다"며 "국내 증시였다면 알파벳의 자회사 안드로이드, 유튜브가 모두 상장돼 있었겠지만 미국 증시에선 단일 상장 결과 투자자들이 알파벳에 투자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알파벳의 PBR은 8.46배에 달하지만, 중복상장이 유행처럼 번지는 국내 주요 대기업 지주사 평균 PBR은 0.65배 수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밸류에이션이 어느 정도 같아져 논란이 없을 때 중복상장 문제를 해소하면 좋을 것 같다"며 "메리츠금융지주를 예로 들면 3사 통합 이후 주가가 324% 상승했고 기업 입장에서도 상장 유지비용도 줄고 주주들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의무공개매수제도 '오천피' 달성을 위한 과제로 꼽았다.

김 대표는 "최근 쟁점이 됐던 롯데렌탈을 예로 들어보면 공모가 5만9000원이었던 주식이 매각 당시 대주주들에게는 7만7000원에 프리미엄이 붙은 반면 소액주주 지분은 2만9000원으로 희석됐다"며 "먼저, 그리고 많이 주식을 샀다는 이유로 2~3배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외국인 투자자들도 많이 놀라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는 "의무공개 매수제도를 법적으로 도입하면 소액주주의 1주와 대주주의 1주가 비슷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100% 공개매수 도입이 이상적이지만 기업 인수합병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부작용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일본식 비례적 공개매수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h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