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대 실손…종신보험 안 깨고 5세대로 갈아탄다

금융위, 보험업감독규정 개정 추진…특약만 5세대로 전환 가능
계리가정 감독·GA 관리 강화…보험사 PF 한도 총자산 20%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정형외과의 모습. 2024.11.5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 등에 1·2세대 실손의료보험을 특약으로 가입한 소비자들이 기존 주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실손 특약만 5세대 실손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21일까지 규정변경예고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재 실손보험은 다른 보험상품에 끼워 파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단독형 상품으로만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위는 기존 1·2세대 실손 가입자가 계약전환 할인제도를 통해 5세대 실손으로 전환할 경우에는 단독형 설계 의무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1·2세대 실손보험 상당수가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 등의 특약 형태로 판매됐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이들이 5세대 실손으로 전환하기 위해 기존 주계약까지 해지하거나 별도의 단독형 실손상품에 가입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앞으로는 기존 종신·건강보험 등 주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실손 특약의 보장구조만 5세대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대상은 2013년 3월 이전 가입한 재가입 조건이 없는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다. 이들이 5세대 실손으로 전환하면 3년간 5세대 실손보험료의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다만 이번 규제 완화는 기존 1·2세대 실손 가입자의 전환에 한해서만 적용된다. 신규 판매되는 5세대 실손보험은 지금처럼 단독형 상품으로만 판매해야 한다.

보험부채 '고무줄 가정' 막는다…매년 금감원에 보고

보험사의 보험부채 평가에 사용되는 계리가정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된다.

보험사는 앞으로 손해율과 사업비 등 계리가정의 산출 근거와 방법, 주요 변경사항과 검증 결과, 현금흐름 모델링 및 내부통제 사항 등을 담은 '계리가정 보고서'를 매년 사업보고서 제출 시 금융감독원에 함께 제출해야 한다.

계리가정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 미래 보험금 지급액 등 현금흐름을 추정하기 위한 전제로, 어떤 가정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보험부채와 손익이 달라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별·상품별 계리가정 수준과 변동 추이를 비교·분석해 이상징후를 조기에 포착한다는 계획이다.

보험사의 내부통제 의무도 강화한다. 보험사는 계리가정 산출과 변경에 관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연중 계리가정을 변경할 경우 변경 사유와 내용, 재무적 영향 등을 이사회 내 위험관리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GA 불완전판매 많으면 보험사 K-ICS에도 '페널티'

법인보험대리점(GA)에 판매를 위탁한 보험사의 관리 책임도 강화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 경영실태평가에 'GA 운영위험 관리 적정성'을 평가하는 비계량 항목을 신설한다.

GA 채널의 불완전판매비율과 계약유지율 등 계량지표를 활용해 보험사별 GA 운영위험을 1~5등급으로 평가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지급여력비율(K-ICS) 산정 과정에서 인센티브 또는 페널티를 부과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계량평가 기준은 추후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을 통해 마련한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GA에 판매를 맡긴 보험사의 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소비자 피해와 불건전 영업 관행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금리 변동에 따른 보험사의 자산·부채관리(ALM) 평가도 강화한다. 자산과 부채의 금리 민감도 차이를 보여주는 '듀레이션 갭'을 경영실태평가의 금리리스크 계량평가 지표로 새로 도입한다. 듀레이션과 듀레이션 갭은 경영공시 항목에도 추가한다.

보험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제도 도입한다. 보험회사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한도를 총자산의 20% 이내로 제한한다.

이 밖에 비상위험준비금 적립액을 당해연도 적립대상보험료를 기준으로 산출하도록 하고, 2027년 IFRS18 시행에 맞춰 포괄손익계산서 표시 항목 등 재무제표 작성 기준도 개정한다.

개정안은 오는 21일까지 규정변경예고를 거쳐 규제합리화위원회 심사와 금융위 의결 등을 거쳐 원칙적으로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다만 계리가정 보고서 신설은 올해 12월 31일부터 시행되며, 5세대 실손 계약전환과 관련한 단독형 설계 의무 완화는 금융위 의결 직후 시행된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