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룰'에 막힌 스카우트 경쟁…보험사·GA '신입 설계사 모시기'
DB·교육비·정착지원금 앞세워 신입 확보…고소득 강조 모집 광고 '우려'
억대 연봉 대신 DB·정착금…보험사·GA 신입 설계사 잡기 경쟁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1200%룰'이 GA까지 확대되면서 보험업계의 설계사 확보 경쟁이 고능률 설계사 스카우트에서 신입 설계사 영입으로 옮겨가고 있다. 보험사와 GA는 고객DB 제공과 교육비·정착지원금 등을 앞세워 신입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 조건이 붙은 지원금과 과장된 고소득 광고가 또 다른 부작용으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 판매수수료 제도 개선'에 따른 이른바 '1200%룰'이 GA로 확대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보험사와 GA는 신입 보험설계사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보험 판매수수료 제도 개선은 그동안 보험사에만 적용되던 '1200%룰'을 GA에도 적용해 규제 차익을 해소하고, 대형 GA(소속 설계사 500명 이상)에 보험상품 판매 시 판매수수료 등급·순위 등에 대한 비교·설명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1200%룰이 GA까지 확대되면서 고액의 선지급 수수료와 정착지원금을 앞세운 고능률 설계사 영입 경쟁에 제약이 커지자 보험사와 GA도 다양한 혜택을 앞세워 신입 설계사 영입·육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인 혜택 중 하나는 가족·지인 영업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고객 데이터베이스(DB) 제공이다.
신입 설계사들이 보험 영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고객 발굴이다. 고객 발굴이 어려운 신입 설계사들은 자연스럽게 가족을 포함한 지인에게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이들에게 새로운 고객 소개를 요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회사로부터 DB를 제공받는 설계사들은 가족·지인 영업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신규 고객을 발굴할 수 있다.
다만 회사가 제공하는 DB가 모두 계약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고, 회사 입장에서도 신입 설계사에게 양질의 DB를 무제한 제공하기는 어렵다. 결국 신입 설계사는 추가 비용을 들여 DB를 구매하거나 지인 영업 등을 통해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대부분의 보험사와 GA는 신입 설계사 영입을 위해 교육비와 정착지원금 등도 제공하고 있다. 일정 기간 교육을 받은 신입 설계사에게 300만~500만 원가량의 교육비를 지급하거나, 초기 소득이 안정될 때까지 3~6개월간 월 200만~300만 원 수준의 정착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교육비와 정착지원금 지급에는 일정 수준의 실적 등 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다. 약속한 기간 동안 실적을 충족하지 못하면 지급액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반환해야 하는 조건이 붙기도 해 신입 설계사에게 실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신입 설계사에게 과도한 실적 부담이 부과될 경우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여기에 신입 설계사 영입 과정에서 고소득을 강조한 일부 모집 광고도 문제로 지적된다. SNS 등의 보험설계사 모집 광고에서는 '월 1000만 원 설계사 다수 보유', '최소 연봉 2억 5000만 원', '고소득 연봉 가능' 등의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신입 설계사가 단기간에 억대 연봉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생명·손해보험협회는 매년 일정 요건을 충족한 보험설계사를 우수인증설계사로 선정하고 있다.
올해 우수인증설계사는 총 2만 2305명으로 생명보험협회 1만 1460명, 손해보험협회 1만 845명이다. 전체 보험설계사 약 71만 명과 비교하면 3% 수준에 불과하다.
우수인증설계사는 △동일 보험사 3년 이상 근속 △불완전판매 0건 △13회차 유지율 90%·25회차 80%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지난 3년간 보험업법 위반에 따른 제재 이력도 없어야 한다.
이러한 요건을 충족한 설계사의 평균 연소득은 생보사 1억 4263만 원, 손보사 1억 2005만 원이다. 평균 근속기간도 생보사 17.7년, 손보사 19.3년으로 장기 근속자 중심이다.
반면 전체 전속설계사의 평균 소득은 이보다 크게 낮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속설계사의 월평균 소득은 329만 원으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3948만 원 수준이고, 정착률도 51.4%에 그쳤다.
보험업계에서는 신입 설계사 영입 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단순히 영입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신입 설계사의 장기 정착을 위한 교육과 고객 발굴 지원, 체계적인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1200%룰' 시행 이후 고능률 설계사 영입 경쟁에 제약이 커지면서 신입 설계사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신입 설계사는 초기 소득과 고객 확보가 어려워 이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무리한 실적 경쟁보다는 장기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과 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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