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예별도 새 주인 찾았다…롯데손보 '1조 vs 7000억' 줄다리기

KDB생명·예별손보 잇따라 우협 선정…한투 이탈에 신한 가장 유력
롯데손보 기본자본 개선…신한과 가격 협상 새 변수 떠올라

롯데손해보험 제공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그간 매각 작업이 번번이 무산됐던 KDB생명과 예별손해보험이 잇따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면서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의 시선이 롯데손해보험으로 쏠리고 있다. 유력 인수 후보들이 하나둘 다른 매물을 택하면서 롯데손보의 현실적인 인수 후보는 사실상 신한금융그룹으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상반기 롯데손보의 기본자본이 크게 개선되면서 매각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인수 이후 추가 자본 투입 부담도 일부 낮아졌다. 롯데손보 대주주 JKL파트너스와 신한금융이 매각 가격을 둘러싼 간극을 좁히고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예별손보도 가고, KDB생명도 가고"…새 주인 찾는 롯데손보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은 최근 한국투자금융지주를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난달에는 예금보험공사도 예별손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OK금융그룹 계열사인 오케이넥스트를 선정했다. 예보는 OK금융과 배타적 협상 기간 동안 매각 협상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KDB생명과 예별손보가 나란히 새 주인 찾기에 속도를 내면서 다음 관심은 롯데손보로 향하고 있다. 롯데손보 대주주 JKL파트너스는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 인수 후보들과 물밑 협상을 이어왔다.

롯데손보는 최근까지 신한금융그룹과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 등을 둘러싼 시각차를 좁히지 못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롯데손보 인수를 위해 꾸렸던 태스크포스(TF)도 일단 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매각 검토 중인 롯데손보…인수 후보군은?

JKL파트너스는 이달 중 롯데손보 공개매각 절차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제 인수전에 뛰어들 만한 후보가 많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신한금융과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한국투자금융은 KDB생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사실상 롯데손보 인수전에서 빠졌다.

한국투자금융 관계자는 "KDB생명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만큼 인수에 총력을 다할 것이며 더 이상 롯데손보 인수전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흥국생명(태광그룹),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이 보험사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현실적으로 이들이 롯데손보를 인수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우선 교보생명은 악사손보 인수를 추진하고 있고, 에큐온캐피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생명도 자본건전성과 한화손해보험을 보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으로 손보사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흥국생명도 인수 여력은 있지만 그룹 내 흥국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손해보험 부문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하나금융그룹 역시 앞선 MG손보 인수전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점 등을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유력 후보로 꼽기 어렵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신한금융'…문제는 가격 '1조 vs 7000억'

이에따라 시장에서 가장 유력한 롯데손보 인수 후보로는 여전히 신한금융이 꼽힌다.

신한금융은 그룹 내 손해보험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과제다. 신한금융이 롯데손보 인수에 성공할 경우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는 KB금융을 추격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문제는 롯데손보 인수 가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신한금융에 롯데손보 '몸값'으로 1조 원 안팎을 제시했고, 신한금융은 7000억 원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 지분 77.04%를 보유한 특수목적회사(SPC) 빅튜라는 JKL파트너스 블라인드펀드와 IMM인베스트먼트 펀드가 공동 설립했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손보 경영권을 3734억원에 인수한 뒤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인수와 증자에 투입한 자금만 7300억원을 웃돈다.

JKL파트너스는 한때 2조원에서 1조원대 중반 수준의 매각가를 희망했지만 최근에는 투자원금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감수하고서라도 매각을 성사시키는 쪽으로 눈높이를 크게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손보, 상반기 기본자본 개선…JKL·신한, 팽팽한 줄다리기

여기에 올해 상반기 롯데손보의 기본자본이 크게 개선된 점이 매각 협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롯데손보의 2분기 말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5.4%로 직전 분기 -21.4% 대비 16%포인트(p) 개선됐다. 같은 기간 기본자본은 3508억원 적자에서 910억원 적자로 적자 폭을 2598억원 줄였다.

순자산도 크게 늘었다. 롯데손보의 2분기 말 순자산은 9935억 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2888억 원 증가했다. 또 잠정 총 지급여력비율은 161.9%를 기록했다.

롯데손보의 재무건전성 개선은 보험계약 관련 기타포괄손익(OCI) 누계액이 크게 개선되면서 순자산이 증가한 영향이다. 2분기 OCI 누계액 개선에는 금리 영향이 컸다. 금리부 자산 등 안전자산 중심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온 결과 최근 금리 변화에 따라 자본 개선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결국 롯데손보의 기본자본 개선이 양측의 협상을 다시 움직일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JKL파트너스의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1조원 대 7000억원'의 가격 줄다리기는 한층 팽팽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손보의 경우 보험계약 관련 OCI 개선과 순자산 증가가 맞물리면서 기본자본 회복으로 이어졌다"며 "신한금융은 롯데손보 인수 이후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투입해야 하는 추가 자본 부담을 일부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