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보험사 매각 잇단 '흥행'…다음 타자는 '롯데손보'
예별손보·KDB생명, 대규모 자본확충·지원에 원매자 몰려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예별손해보험과 KDB생명이 잇따라 매각 흥행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1조 원 규모의 자본 확충과 자금 지원을 통해 인수자의 부담을 낮춘 것이 매각 흥행을 이끈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매물인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성사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산업은행과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진행한 KDB생명 본입찰에서 한화생명, 흥국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 등 3곳이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앞서 지난 6월 예비입찰에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보업계 '빅3'를 비롯해 흥국생명과 한국투자금융이 참여했다.
산업은행은 법령상 인수 요건 사전심사와 자금 지원 요청액 평가, 계약 이행 능력 평가 등을 거쳐 적격성을 충족한 입찰자를 다음 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사모펀드(PEF)를 결성해 KDB생명의 전신인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이후 2014년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산업은행의 자본 확충으로 매각 여건이 개선된 데다 본입찰에 3개사가 참여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KDB생명에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여기에 올해도 3000억~5000억 원 규모의 추가 증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산업은행이 투입하는 자금은 최대 1조 원에 달한다.
지난달 예금보험공사는 예별손보 재매각 본입찰 결과 OK금융그룹 계열사인 오케이넥스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예보는 OK금융과 배타적 협상기간에 매각 협상과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예별손보는 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해 설립한 가교보험사로,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의 자산과 부채를 이전받아 보험계약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출범했다.
예보는 올해 초 예별손보 매각을 추진했지만 한 차례 유찰됐다. 이에 예보는 예별손보 재매각을 추진했고, 재매각 본입찰에는 한국투자금융을 비롯해 OK금융, 흥국화재, JC플라워 등 4개 사가 참여했다.
이번 입찰에서는 자금 지원 요청액 규모가 핵심 평가 요소였다. OK금융이 지원 요청액으로 1조 원 초반 수준을 제시한 반면, 다른 원매자들은 1조 5000억 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별손보는 6번째, KDB생명은 7번째 매각에 도전하고 있다. 그동안 번번이 흥행에 실패했던 두 회사가 이번에는 다수의 원매자를 확보한 배경에는 KDB생명의 대규모 자본 확충과 예별손보의 예보 자금 지원 등 인수자의 자본 부담을 낮춘 조치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 매각 후보는 롯데손해보험이다. 롯데손보의 대주주 JKL파트너스는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롯데손보 매각을 위한 물밑 협상을 이어왔다.
롯데손보는 최근까지도 신한금융그룹과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 등을 둘러싼 시각차를 좁히지 못했다. JKL파트너스는 이달 중 롯데손보 공개매각 절차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손보 경영권을 3734억 원에 인수한 뒤 3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총 7300억 원을 투자했다. 그동안 JKL파트너스는 2조 원에서 1조 원대 중반 수준의 매각가를 희망해 왔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는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은 손해보험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과제로 꼽힌다. 신한금융이 롯데손보 인수에 성공할 경우 비은행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는 KB금융을 추격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한국투자금융도 여전히 롯데손보 인수에 적극적이다. 한국투자금융은 지난해부터 롯데손보를 비롯해 BNP파리바카디프생명, KDB생명, 예별손보 등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는 등 보험사 인수를 꾸준히 검토해 왔다.
한국투자금융 입장에서는 올해 보험사 인수 기회가 롯데손보와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정도로 좁혀진 상황이다.
롯데손보의 지난 1분기 말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164.4%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를 웃돌았지만,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21.4% 수준으로 추산된다.
잠재 인수자는 인수대금뿐 아니라 기본자본 확충 등 건전성 개선을 위한 추가 자금 투입도 고려해야 한다.
예별손보와 KDB생명의 사례에 비춰보면 롯데손보도 매각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몸값을 낮추거나 증자를 통한 자본건전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예별손보와 KDB생명의 흥행이 인수자의 부담을 줄인 자본 확충과 지원금에서 시작됐다"며 "롯데손보 역시 매각가와 자본건전성 개선 여부가 매각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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