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카드포인트 지역화폐로 전환"…업계 "현금화도 자동사용도 이미 시행"

2개 카드사, 지역화폐 전환 제도 도입…"정책 추진 시 적극 대응"
"현금 전환에 기부도…포인트 사용 가장 편리한 게 카드업계"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30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잠자는 카드·멤버십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하는 방안을 언급하면서 카드업계가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카드 포인트를 현금으로 전환하거나 결제 시 자동으로 사용하는 제도가 이미 정착된 상황에서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반응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는 지역화폐 플랫폼 코나아이와 협업해 카드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카드사는 정부 정책이 구체화될 경우 이에 맞춰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 분위기는 대체로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카드사들은 소비자의 포인트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현금화 서비스와 자동사용 기능을 잇달아 도입했고, 사용하지 못한 포인트는 기부금으로 활용하는 등 포인트 소멸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꾸준히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 신용·체크카드 누적 적립 포인트는 2조9060억 원이다. 카드 포인트는 통상 적립 후 5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실제 소멸 규모는 감소세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업 카드사 8곳의 포인트 소멸액은 2021년 1018억 원에서 2022년 1066억 원, 2023년 1027억 원, 2024년 971억 원, 2025년 937억 원으로 최근 들어 점차 줄고 있다.

업계는 카드 포인트 사용 편의성을 높인 결과라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여신금융협회의 '카드포인트 통합 조회·계좌입금 서비스'다. 여러 카드사에 흩어져 있는 포인트를 한 번에 조회해 현금으로 계좌 입금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통해 2023년에는 736만 건, 1171억 원의 포인트가 현금으로 전환됐다. 2024년에는 370만 건(725억 원), 지난해에는 316만 건(647억 원)이 현금으로 바뀌었다. 신청 규모는 줄었지만 이는 카드사들이 자체 앱에서 포인트 사용과 현금 전환 기능을 강화하고, 자동사용 서비스까지 확대하면서 별도 신청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에는 대부분 카드사가 앱에서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꾸거나 결제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소비자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며 "여신금융협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사용 서비스도 확대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카드사 전반에 카드 포인트 자동사용 서비스를 확대 도입했고, 올해 2월부터는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별도 신청 없이 결제 시 포인트가 자동 차감되는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사회공헌 기능도 강화되고 있다. 카드업계는 매년 약 200억 원 규모의 유효기간이 지난 선불카드 잔액과 소멸 포인트를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에 출연해 취약계층 지원 등에 활용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포인트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현금화, 자동사용, 기부 등 다양한 제도를 꾸준히 개선해 왔다"며 "정부가 새로운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제도의 성과와 실효성도 함께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하는 아이디어는 새로운 접근이지만, 카드 포인트는 이미 현금으로 바꾸거나 결제에 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활용성이 높다"며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전에 기존 제도가 충분히 활용되고 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