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깨서 주식 산다"…보험업계 덮친 '머니무브'
올해 2월 생보사 해지환급금 8.4조원…전년比 20.6% 증가
생보사, 해지환급금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하며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보험업계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암보험·종신보험·연금보험 등을 해지해 주식 투자 자금으로 돌리는 움직임이 늘면서 생명보험사의 해지환급금 규모가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생명보험사의 해약환급금은 8조 47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6% 증가했다.
지난해 말 생보사 해지환급금은 40조 4701억 원으로 전년인 2024년 말 대비 7.9% 감소했다. 해지환급금은 보험계약자가 보험기간 중 계약을 해지했을 때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돈이다.
해지환급금 규모는 IFRS17이 도입된 첫해인 2023년 말 45조 3343억 원을 기록한 이후 감소 흐름이 이어져 왔지만, 지난해 말과 올해 초를 기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같은 흐름은 1분기 이후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 3사의 해약환급금은 4조 89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상품별로는 해약환급금 규모가 큰 암보험·종신보험·연금보험 등에서 해지가 두드러졌다. 올해 1분기 보장성보험 해약환급금은 1547억 원으로 8.1% 증가했고, 저축성보험은 5335억 원으로 23.2% 늘었다.
보험업계는 해지환급금 증가세가 주식시장 호황과 종합투자계좌(IMA) 기대감에 따라 개인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한 결과로 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사상 처음으로 4000포인트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 6일 7000포인트를 처음 넘어섰고 8일에는 7500선에 근접한 7498포인트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6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130조 7434억 원으로, 4일 124조 8406억 원에서 1거래일 만에 약 6조 원이 급증했다. 코스피가 7000포인트에 근접하면서 매수 대기자금이 몰린 것이다.
예탁금은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4일과 5일 각각 132조 682억 원, 130조 8873억 원을 기록했고,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130조 원을 넘어섰다.
금융권에서는 높은 수익률을 좇는 증시로의 '머니무브' 현상이 보험산업에도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보험 해지는 보장 공백이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암보험·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은 해지 이후 고령이거나 유병력 상태가 되면 재가입이 어렵거나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다.
보험 해지가 지속될 경우 보험사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사의 예상 해지율보다 실제 해지율이 높아지면 미래 수익인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보험 해지가 늘고 있지만 증시 호황으로 보험사도 투자손익을 확대할 수 있는 만큼 현재 증가세는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다만 보험 해지가 계속 증가할 경우 CSM 감소 등 자산건전성 관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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