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보호 전문가 찾습니다"…보험사, 조직·제도 재정비 '박차'

금융지주 보험자회사,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 신설 및 사외이사 선임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보험사들은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의 위상을 대폭 격상하고, 소비자보호 관련 조직과 제도를 재정비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생명, '소비자보호 DNA 확산 교육' 전개한다.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KB손해보험, KB라이프, 동양생명 등 금융지주 보험자회사들이 금융당국의 핵심 정책인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에 맞춰 이사회 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고, 보험전문가 사외이사를 잇따라 선임했다. 대형 보험사들은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의 위상을 대폭 격상하고, 소비자보호 관련 조직과 제도를 재정비하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는 지난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고,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번에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수진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과 소비자 금융 분야에서 오랜 연구와 자문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다. 현재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소비자연구실장으로 재직 중이며, 금융소비자 행동과 금융상품 소비자 보호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또 금융위원회 금융개혁자문단과 금융감독원 감독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과 금융시장 질서 개선에 기여했으며, 2012년부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을 역임하며 금융상품 전반에 대한 소비자 보호 체계와 내부통제 실무에 대한 자문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KB손해보험은 지난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혜진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조혜진 교수는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과 소비자 금융 분야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온 전문가로, 현재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금융소비자 행동, 가계재무관리, 보험 및 금융상품 소비자 보호 등을 연구해 왔다.

특히 금융소비자 보호 제도, 금융교육, 금융취약계층 보호 등을 주요 연구 분야로 삼아 학술 연구와 정책 제언을 병행해 왔고, 한국금융소비자학회, 한국소비자학회, 한국소비자정책교육학회 등에서 이사를 역임하며 소비자 금융 분야의 학문적 기반 구축과 제도 발전에도 기여해 왔다.

이와 함께 보험개발원 보험약관 이해도 평가위원회 평가위원 등을 맡으며 보험 관련 경험과 금융회사 상품·서비스전반에대한 소비자 보호 체계 및 내부통제 실무 자문 경험도 축적해 왔다.

또 우리금융그룹 보험자회사 동양생명도 최근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인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했다.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는 소비자 보호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이사를 포함해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되며,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위원회는 금융소비자 보호와 관련된 주요 정책과 경영 전략을 이사회 차원에서 심의·관리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금융지주 보험자회사들이 이사회에 소비자보호위원회를 신설하고 사외이사를 선임한 것은 지난해 9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소비자보호 거버넌스 모범관행’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모범관행을 통해 금융사가 지향해야 할 소비자보호 체계를 제시하고,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 소위원회 구성과 소비자보호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선임 등을 권고했다.

모범관행은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소비자보호 실태평가에 반영되는 만큼 사실상의 이행 압력으로 작용한다. 이는 금융상품 개발·판매 전 과정에서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 체계가 금융사 경영의 핵심 과제로 부각됨에 따라 이사회 차원의 관련 전문성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CCO 위상과 책임 강화…"보험소비자 보호 전문가 찾습니다"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강화 기조에 맞춰 보험사들의 소비자 보호 관련 조직의 권한과 책임도 강화되고 있다. 올해 삼성생명은 기존 팀 단위의 소비자보호 부서를 임원급이 총괄하는 '소비자보호실'로 격상해 운영 중이고, 한화생명은 교수·변호사·의사·보험계리사 등 외부 전문가 5인으로 구성된 '고객신뢰 플러스(+) 자문위원회'를 신설했다. 또 교보생명은 '금융소비자 보호 임직원 행동강령'을 선포하고 영업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또 삼성화재는 소비자 보호 기능을 세분화해 기존 소비자정책팀 산하 조직을 소비자기획·소비자보호·소비자정책·소비자권익보호 등 4개 파트로 나눠 운영하고 있으며, 한화손해보험은 소비자 보호 조직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고객서비스실을 소비자보호실로 개편하고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 직급을 부사장급으로 격상해 운영하고 있다.

다만, 금융지주 보험자회사를 제외한 대부분 보험사들은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 신설이나 사외이사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는 이미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감독규정에 따라 대표이사가 주재하는 내부통제위원회(이하 내통위)를 운영하고 있어, 이사회 내 소비자보호위원회가 신설될 경우 기존 내통위와 유사한 안건이 중복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사들은 소비자보호 전문성을 갖춘 보험 전문가 확보에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동안 CCO는 임원들이 '쉬어가는 자리'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금감원이 금융상품 전 생애주기에 걸친 소비자보호 지표를 보험사의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면서 CCO의 독립성과 위상, 책임이 모두 강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담당 임원과 이사에게 요구되는 소비자보호 전문성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보호 관련 정책이 빠르게 나오고 있는 만큼 당분간 보험사 내부에서도 당국 정책에 맞춘 변화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보호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