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화재, 삼성전자 지분 1.5조 원 규모 매각…"특별배당 계획 없어"

삼성생명 "매각 이익, 유배당 결손금 충당 등에 활용될 듯"

삼성생명 제공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한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계획에 따라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위반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 주식 매각으로 약 1조 5000억 원 규모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양사는 특별배당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19일 각각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삼성생명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0.11% 수준인 약 624만 주를 매각한다. 삼성화재도 삼성전자 약 109만 주(0.02%)를 처분하기로 했다. 처분 금액은 지난 18일 종가 기준 삼성생명 약 1조 3020억 원, 삼성화재 2275억 원이다.

이번 지분 매각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계획에 따른 조치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사업보고서를 통해 자사주 보통주 7336만 주를 올해 상반기 내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계획이 실행될 경우 삼성생명의 보유 지분율은 8.51%에서 8.62%로 0.11%포인트, 삼성화재는 1.49%에서 1.51%로 0.02%포인트 상승하게 된다.

이 경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금산법 위반 가능성이 발생한다. 금융계열사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초과가 예상되는 지분 일부를 매각해 법 위반 요소를 사전에 해소하기로 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8년과 2025년에도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에 따라 일시적으로 보유 지분이 증가하자 금산법 위반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지분 일부를 매각한 바 있다. 2018년 5월에는 삼성전자 주식 2298만3552주(약 1조 1791억 원)를, 지난해 2월에도 425만2305주(2338억 원)를 각각 매각했다.

이번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익은 유배당보험 계약자에게 별도로 배당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1980년대 유배당 보험상품을 판매하면서 확보한 자금으로 삼성전자와 삼성화재 지분을 취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삼성화재 지분 평가 차액 일부를 계약자 몫으로 보고 '계약자 지분 조정'이라는 별도 부채 계정에 적립해 왔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유배당 보험 계약은 지난해 기준 148만 건이다. 삼성생명은 1986년 이후 약 40년간 총 31회, 3조 9000억 원 규모의 계약자 배당을 지급했으며, 지난해 말까지 이익잉여금으로 유배당 결손을 보전한 금액은 11조 3000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유배당계약의 보장수익률이 평균 7% 수준인 반면, 삼성생명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 자산운용수익률은 약 4%에 그쳐 약 3%포인트의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유배당보험에서 손실이 누적됐고, 삼성생명은 이달 초 사업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지분 매각 이익을 유배당계약에 배분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매각 이익이 유배당 결손액에 미치지 못해 추가적인 배당 재원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생명은 "향후 자산운용수익률 개선이나 규제 환경 변화 등 외부 요인이 개선되거나 보유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유배당계약에 귀속되는 이익이 기존 결손을 초과할 경우 계약자 배당 재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생명은 이번 삼성전자 지분 매각과 관련한 특별배당 등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2018년과 2025년 지분 매각 당시에도 특별배당은 없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매각 이익 일부가 유배당보험 결손금 충당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기업설명회(IR)에서 이완삼 삼성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배당 규모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대규모 관계사 주식 처분이나 일회성 손익이 발생할 경우 일정 기간에 걸쳐 배당 재원에 반영하는 등 전략적으로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