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세대 실손' 먼저 출시 이후 '관리급여' 도입…소비자 혼란 불가피

2월 5세대 실손보험 출시 예정…관리급여는 상반기 중 도입 목표
"정부 조율 통해 '5세대 실손·관리급여' 도입 시차 최소화해야"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5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위한 표준약관 변경을 추진 중이다. 표준약관을 변경을 위해서는 상위 규범인 '보험업 감독규정'과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을 개정해야 한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정형외과의 모습. 2024.11.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이르면 내년 2월 '5세대 실손보험'이 먼저 출시되고, '관리급여'는 상반기 내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5세대 실손보험 출시와 관리급여 도입까지 약 3~4개월의 시차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에서는 5세대 실손보험 출시 이후 안정적 연착륙과 상품 출시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5세대 실손보험 출시 시기와 관리급여 도입 시기의 차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5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위한 표준약관 변경을 추진 중이다. 표준약관을 변경을 위해서는 상위 규범인 '보험업 감독규정'과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을 개정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 위협하는 '실손보험·비급여' 개혁 나서

정부는 실손보험과 비급여 진료를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무분별한 의료이용 억제를 목표로 한 실손보험·비급여 개혁을 추진해 왔다. 실손보험 개혁의 핵심은 5세대 실손보험 출시로 비급여 항목을 중증·비중증으로 나눠 보장을 차등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비급여는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항목으로,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의 일부를 실손보험이 보장하고 있다.

새롭게 신설되는 중증 비급여는 암·심장·뇌혈관질환 등 산정특례 대상 질환에 한정해 현행 보장을 유지하되, 상급병원 입원 시 자기부담 한도를 연 500만 원으로 하는 방식이다. 반면 비중증 비급여는 보상한도는 연간 5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회당 20만 원에서 일당 20만 원으로 보장이 축소된다. 또 병의원 입원시 보상한도도 현행은 없지만, 회당 300만 원으로 제한된다.

실손보험 개혁은 보건복지부의 비급여 개혁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비급여 개혁의 핵심은 '관리급여' 신설로 비급여 중 진료비 규모가 큰 항목을 관리급여로 따로 설정해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복지부는 관리급여를 건강보험 급여의 일종으로 포함해 가격을 관리하고, 진료비는 건강보험에서 5%, 자기부담금 95%가 적용될 예정이다.

관리급여 도입은 남용 우려가 크고, 진료비가 비싼 비급여 항목을 정부가 직접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다. 관리급여로 지정된 도수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 온열치료 등은 정부가 직접 가격을 통제하는 만큼 소비자들의 의료이용 비용은 급여 수준으로 낮아진다.

도수치료 등 첫 관리급여 대상 선정…자부담 높인 대신 진료비 낮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9일 비급여 적정 관리를 위한 논의 기구인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 제4차 회의를 열고 △도수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 온열치료를 첫 관리급여 대상으로 선정했다. 또 체외충격파, 언어치료 등은 추후 다시 논의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항목별 관리 필요성과 사회적 편익, 재정 소요,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 검토해 최종 3개 항목을 관리급여로 묶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관리급여에 선정된 항목들은 적합성평가위원회 및 전문평가위원회의 평가 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급여기준 및 가격을 결정한다. 해당 위원회에는 의료계 전문가가 다수 포함돼 있는데, 복지부는 이 과정에서 의료계와 도수치료 가격을 조율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의료계와 잘 협의하고 근거를 마련해 적정 가격을 산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비급여인 도수치료의 평균 가격은 1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현재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10만 원짜리 도수치료를 받을 경우 자기부담금 30%를 제외한 7만 원 정도를 실손보험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다.

아직 관리급여 가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관리급여가 시행되면 도수치료 진료비는 3만 5000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만약 관리급여 도입 후 도수치료를 받을 경우 진료비 3만 5000원 중 건강보험에서 1750원을 보장하고, 소비자가 내는 진료비는 3만 3250원 정도다.

5세대 실손보험, 내년 2월 출시 전망...관리급여는 상반기 도입 목표

5세대 실손보험은 이르면 내년 2월에 출시될 전망이다. 5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위한 금융위의 규정 변경이 필요하고, '보험업 감독규정'과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 등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통상 40여 일의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5세대 실손보험 출시는 내년 2월 초가 유력하다.

또 관리급여 도입 시기는 내년 상반기 정도로 예상된다. 복지부는 관리급여 도입을 위한 시행령 개정 작업을 내년 2월 마무리할 예정이고, 이에 건정심 절차 등을 고려하면 관리급여 도입은 내년 상반기 중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5세대 실손보험 출시 이후 관리급여 도입까지 시차가 약 3~4개월 정도 발생하는 셈이다. 이 기간 5세대 실손보험 초기 가입자들의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소비자 이용이 가장 많은 도수치료 등 물리치료 진료비에서 5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불편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5세대 실손보험의 비중증 비급여 자기부담금을 50%로 축소하는 대신 관리급여를 도입해 진료비를 낮출 계획이다. 하지만 5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되고, 관리급여가 도입되지 않는 약 3~4개월 동안 5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도수치료 등 물리치료를 받을 때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들보다 20~30% 더 비싼 의료비가 지출된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5세대 실손보험의 빠른 연착륙과 상품 출시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과 보건당국이 협의해 5세대 실손보험 출시 시점과 관리급여 도입 시기의 차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세대 실손보험 출시는 내년 초, 관리급여는 내년 상반기 도입될 예정이다"라며 "관리급여의 경우 급여기준 및 가격 산정뿐만 아니라 의료계 설득 등 비교적 까다로운 절차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