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화재·폭우'에 손보사 실적 급감…하반기 손해율 관리 '비상'

하반기 보험료 인상, 담보 조정 등 손해율 관리 적극 대응
채권, 주식 등 금융자산 매각 통한 투자이익 확대…'실적방어' 주력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4조1507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3632억 원) 대비 14.7% 감소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크게 뒷걸음쳤다. 이는 대형 화재, 집중호우 등 일회성 요인이 대거 발생하면서 보험손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이에 손보사들은 투자이익 확대를 통해 보험손익 손실로 인한 순이익 만회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상, 담보 조정 등을 통해 손해율 관리에 나서는 동시에 채권, 주식 등 금융자산 매각을 통한 투자이익 확대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4조 1507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 3632억 원) 대비 1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보험사별로는 삼성생명이 1조 2474억 원으로 5.1% 감소했고, DB손보가 9069억 원으로 19.3% 급감했다. 또 메리츠화재 9873억 원으로 1%, 현대해상 4510억 원으로 45.9%, KB손보 5581억 원으로 2.3% 각각 감소했다.

손보사들은 보험손익이 크게 감소하고, 투자손익은 크게 증가했다. 올해 6월 기준 5개 대형 손보사의 보험손익은 3조 28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6% 줄었다. 반면 투자손익은 2조 33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7% 늘었다.

보험손익 세부내역을 보면 자동차보험손익 감소가 가장 컸다. 자동차보험 손익 감소는 지난 4년 연속 자동차 보험료 인하와 함께 물가 상승 등의 여파로 정비수가 인상, 부품·인건비 상승, 사고 빈도 증가 등의 영향이 컸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손익은 13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5% 급감했다. 보험사별로는 삼성화재가 307억 원으로 79.5% 감소했고, 현대해상 166억 원으로 79.9%, KB손보 86억 원으로 75.6%, DB손보 777억 원으로 52.1% 각각 줄었다.

또 영남 지역 대형 산불과 금호타이어 공장, 흥덕IT밸리 화재 등 예상치 못한 대형사고로 일반보험 손익도 크게 감소했다. 상반기 일반보험 손익은 16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2% 줄었다.

같은 기간 KB손보가 63억 원으로 81%, 현대해상이 736억 원으로 20.5% 각각 감소했다. 또 삼성화재가 1068억 원으로 8.3% 줄었고, DB손보는 583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메리츠화재는 341억 원으로 2% 증가했다.

특히, 보험손익에서 비중이 가장 큰 장기보험도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5개 손보사의 올해 상반기 장기보험손익은 2조 59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감소했다.

이 기간 현대해상이 2984억 원으로 59.3% 감소했고, 메리츠화재도 25% 줄었다. 또 DB손보 6510억 원, KB손보 4861억 원으로 각각 22.6% 감소했다. 장기보험은 의료계 정상화로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손익이 감소했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우선 자동차보험에서 지난 6월과 7월 집중호우로 침수피해가 이어졌고, 이번 달에도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손해율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자동차보험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상반기 손실 규모가 컸던 장기보험과 일반보험도 하반기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보험손익 감소를 막기 위해 삼성화재, DB손보, KB손보 등 일부 보험사는 보험료를 인상하고, 담보를 조정하는 등 손해율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보험사들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투자이익 확대를 통한 실적 방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보험사들은 채권, 주식 등 금융자산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의 금리하락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 하락기에는 단기적 보유 채권 등의 평가이익이 확대되지만, 신규투자 시 투자수익률이 하락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만큼 하반기 보험사들은 실적방어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