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가 폭락 원인?"…美 운용사 CEO "동의 못해"

"레버리지 없었어도 옵션·선물 투자했을 것"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매튜 터틀 터틀캐피탈매니지먼트(TCM) 최고경영자(CEO)가 발표를 하고 있다. ⓒ 뉴스1 김우진 기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김우진 수습기자 = 매튜 터틀 터틀캐피탈매니지먼트(TCM) 최고경영자(CEO)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투자가 몰린 종목을 기초로 상품이 만들어진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터틀 CEO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증시 폭락의 원인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레버리지 ETF가 있다고 해서 변동성이 커지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어떤 종목이 인기를 얻으면 투자자금이 몰리고, 관심을 끄는 종목을 기초로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다"며 "레버리지 ETF가 있어서 변동성이 커지는 게 아니라 이미 인기가 있기 때문에 변동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레버리지 ETF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투자자들은 옵션이나 선물을 통해 투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병목 주목…"SK하닉 ADR, 美 투자자에 게임체인저"

터틀 CEO는 인공지능(AI) 투자에서 단순히 이미 주가가 오른 기업을 쫓기보다 AI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병목'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주요 병목으로 메모리와 포토닉스(광자학), 우주산업 등을 꼽았다.

그는 "특정 AI 모델 출시와 관계없이 병목은 업계 상황과 기술 발전에 따라 끊임없이 진화한다"며 "메모리가 병목이라면 더 저렴한 메모리를 내놓을 수 있는 회사가 어디인지, 메모리 병목을 우회할 다른 접근법을 제시할 회사가 어디인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터틀 CEO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TCM은 최근 SK하이닉스 ADR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를 출시했다.

터틀 CEO는 "SK하이닉스 ADR 상장은 미국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에 관심을 갖고 투자할 수 있게 만든 '게임체인저'였다"며 삼성전자 등 다른 한국 기업을 기초로 한 ETF 구상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상 스폰서 ADR이 상장돼 있지 않은 기업은 ETF를 출시할 수 없다"며 ADR 상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커버드콜은 테마 상승분 놓쳐…채권, 투자 매력 낮아"

터틀 CEO는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커버드콜 ETF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상승 잠재력이 큰 테마에 커버드콜 전략을 결합할 경우 옵션 프리미엄을 얻는 대신 기초자산의 상승분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메모리나 우주처럼 상승 여지가 많은 인기 테마에 커버드콜을 씌우면 인컴은 발생하지만 테마에서 얻으려 했던 상승분을 누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풋 크레딧 스프레드를 활용한 인컴형 ETF를 제시했다. 터틀캐피탈은 상승이 예상되는 테마를 기초자산으로 삼으면서 풋옵션을 활용해 인컴을 창출하는 '인컴 블래스트' 시리즈를 운용하고 있다.

터틀 CEO는 "풋 크레딧 스프레드를 기반으로 하면 커버드콜과 동일한 수준의 인컴을 추구하면서도 상방이 제한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에 대해서도 현재는 투자하기 좋은 시기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부채 수준이 지나치게 높고 향후 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미국 정부 부채뿐 아니라 전세계적인 부채 수준이 높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채권이 다시 투자하기 적합한 기회가 되려면 지금보다 금리가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터틀캐피탈은 미국의 독립계 ETF 운용사다. 올해 7월 기준 약 5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터틀캐피탈 협력사인 렉스 셰어스(REX)와 함께 운용하는 ETF '티렉스(T-REX)' 시리즈 자산의 25%는 한국 투자자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