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총알 떨어지면 어쩌나…금리 안정·반도체 수요 관건

개인·외국인·기관 3대 주체 모두 매도세…거래량도 줄어
자사주 매입, 하락 방어에 그쳐…10월 종료 이후 우려↑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6.9.7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국내 증시를 상승으로 이끌 것이란 기대가 컸던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실제로는 주가 상승보단 전체 시장의 하락을 막는 데 그치고 있다. 개인·외국인·기관 등이 모두 매도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오는 10월 자사주 매입이 끝난 이후에는 증시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7일까지 코스피에서 개인과 외국인, 기관은 12조 3027억 원, 5조 6310억 원, 1940억 원씩 순매도했다. 증시 3대 주체가 모두 순매도를 기록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같은 기간 기타법인만 18조 1951억 원 순매수하며 이들의 거대한 매도 물량을 모두 받아냈다. SK하이닉스는 40조 원을 투입해 전체 보통주의 3.3%를 매수해 전량 소각할 방침이며, 삼성전자도 15조 원 규모의 주식보상용 자사주를 담고 있다. 장내에서 상장사가 사들인 자기주식은 기타법인 매수로 집계된다.

문제는 그동안 '코스피 9000' 시대를 열어낸 개인 매수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인은 지난 7일 하루에만 코스피에서 7조 3432억 원 팔아치우며 증시가 폭등한 지난 7월 31일(9조 9208억 원)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많은 순매도액을 기록했다. 매수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93조 5500억 원으로 100조 원 아래로 내려갔다.

외국인의 매도세도 일상화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7월 코스피에서 8조 6221억 원, 8월 9조 7943억 원 순매도했다. 1500원대였던 달러·원 환율이 최근 1300원대로 낮아진 점도 매도 우위로 이끌었다. 국내 주식 한도 비중을 초과한 연기금 등 기관도 매도세가 크다.

거래량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량은 △7월 1521만 회 △8월 1102만 회 △9월(1~7일) 844만 회 등 갈수록 감소 추세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상승률은 2.1%에 불과하다. 두 회사가 시장에서 현재까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는데도 개인·외국인·기관 모두 외면하면서 상승폭이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난 7일까지 삼성전자는 2180만 주, SK하이닉스는 845만 주의 자사주를 이미 사들였다. 이는 시장가치 기준 약 20조 원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이 자금이 코스피 하단을 막아내는 '증시 안전판' 역할을 했지만 앞으로 상승 동력으로는 역부족이란 평가다.

두 회사가 현재까지 매입한 자사주는 기존에 밝힌 총매입 규모의 각각 41%, 35%에 해당한다. 당초 자사주 매입은 11월까지 이어질 예정이었지만 현재 추세라면 10월 중순쯤 끝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후에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더라도 방어막 없이 그대로 받아내야 하면서 증시 충격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여기에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상승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데다 미국-이란 전쟁도 지속 중인 만큼 향후 대외 여건도 불투명하다.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반도체 등 기술·성장주의 경우 할인율 부담에 주가 하방 압력이 커진다. 반도체 수요 반등 여부도 중요하지만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타법인이 하단을 받쳐주는 장세가 지속되는데 문제는 매크로 하방 압력"이라며 " 매크로 압력 지속에 외국인 등 주요 수급이 부재할 경우 비반도체 순환매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