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넘보는 美 10년 국채금리…투자 위축시 코스피 직격탄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보다도 높아…조정 촉매 될 수도
국채 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 거론…"美 정부 개입은 변수"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미국의 대표 장기금리이자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리 상승 기조가 지속될 경우 현재 횡보 중인 코스피가 당분간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3.6bp 상승한 4.794%에 마감했다. 이날 한때 4.821%까지 오르며 2023년 11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통상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4.5%는 한참 전에 돌파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10년물 금리가 4.5%를 넘어설 경우 시중 자금이 상대적 위험자산인 주식 대신 채권으로 몰려 주가가 하락하는 증시 조정을 불러와 조정의 촉매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지난 6월 30일 4.422%(종가 기준)였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 달 후인 7월 29일 4.622%로 20b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 종합 지수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6.8% 하락했고, 이 여파에 코스피 지수는 8476.48에서 5663.24로 33.2% 곤두박질 쳤다. 지난해 1월에도 4.792%로 고점을 기록하자 나스닥 지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4월 8일까지 약 3개월간 20% 하락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7월 초부터 약 2개월간 4.5%보다 높은데도 점진적으로 상승 중이다. 이에 대해 시장에선 미국 정부의 국채 공급 부담과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이 금리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고 본다. 물가 상승으로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높여 인플레이션 억제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채권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28일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잭슨홀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선 미국 국채 금리가 더욱 오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가치가 떨어진 미국 국채를 시장에서 매수하려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나며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미 국채를 사들였던 미국 정부의 재정 능력이 한계인 만큼 일각에선 미국 국채 금리가 5%에 닿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중동 전쟁이 지속되면서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탓도 있다.
증권업계는 이 경우 한국 증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채 금리 상승으로 위험자산 비중 줄이기에 나선 외국인이 신흥국인 한국 주식의 비중을 낮춰 코스피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4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며 3조 9100억 원, 기관은 4조 6414억 원을 내다팔기도 했다.
특히 국채 금리 상승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자본조달 비용이 상승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서버 투자의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후방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위축돼 코스피에 악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일각에선 미국 10년물 금리가 5%를 상회할 경우 미국 정부가 개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는 9일부터 미국 재무부의 장기 국채 바이백 정책도 가동될 예정이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의 개입, 경제 지표 확인 등을 통한 금리 안정과 반도체 중심의 강한 펀더멘털 등을 바탕으로 코스피 지수도 상승 동력을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결국 증시 전반에 걸친 수급 환경 및 멀티플 회복을 통해 개별 호재를 주가가 다시 정상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를 위해선 미국 장기물 시장 급등세의 추가 진정 및 유가 레벨 다운이 우선 수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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