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넘어 美·유럽 홀렸다"…K뷰티株 신고가 '10조 대어'도 온다

한국콜마, 이달 58% 오르며 사상 최고가 기록
'10조 몸값' 구다이글로벌·무신사 상장 본격 추진

메디큐브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옥외광고 (에이피알 제공)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K뷰티의 글로벌 인기가 실적으로 증명되면서 화장품주가 국내 증시의 새로운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다. 에이피알(278470)의 시가총액은 16조 원을 넘어섰고 한국콜마와 실리콘투 등 화장품 업종이 연일 신고가를 기록 중이다.

과거 중국 소비에 의존했던 화장품주 랠리와 달리 이번에는 북미와 유럽 등으로 수출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K뷰티 기업들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하반기부터 이어질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온기가 번지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콜마(161890)는 이달 들어 57.6%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에이피알 역시 이달 30% 넘게 올랐고 실리콘투(257720)는 52.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2.2%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드러진 상승세다.

해외서 실적 내는 K뷰티…북미·유럽이 성장 이끈다

화장품주 강세는 가파른 해외 매출 성장 덕분이다. 같은 화장품주 안에서도 해외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가 주가를 가르는 요인으로 부상했다.

에이피알의 올해 2분기 해외 매출은 70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해 전체 매출의 약 92%를 차지했다. 북미와 유럽의 합산 매출 비중은 68%까지 높아졌다. 특히 북미 매출은 37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4.6% 급증했다.

한국콜마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8613억 원, 영업이익 11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9%, 50.2% 증가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인디브랜드의 해외 진출 확대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실제 수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한국무역통계 정보포털(TRASS)에 따르면 이달 1~20일 화장품 수출액은 7억 1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1.8% 증가했다. 특히 미국·캐나다 수출은 2억 3800만 달러로 182.7%, 유럽은 1억 6200만 달러로 108.4% 급증했다.

2010년대 중반 화장품주 전성기는 중국인 관광객과 중국 현지 소비 증가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성장을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K뷰티 브랜드가 직접 성장하고 있다.

당시 중국발 K뷰티 열풍을 타고 한때 코스피 시가총액 4위까지 올랐던 아모레퍼시픽(090430)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8조 원으로 에이피알의 절반 수준이다. 과거 최고가인 45만 5500원과 비교하면 주가는 여전히 절반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

LG생활건강(051900) 역시 한때 주가가 178만 4000원까지 오르며 '황제주'로 불렸지만 현재 주가는 30만 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의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2026.8.4 ⓒ 뉴스1 이광호 기자
몸값 높아진 K뷰티…IPO 시장에도 '대어' 몰려온다

증시에서 K뷰티 기업들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뷰티 기업들의 IPO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구다이글로벌과 비앤비코리아, 비나우 등 화장품 관련 기업들이 잇따라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조선미녀'로 알려진 구다이글로벌은 내년 초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다. 조선미녀를 비롯해 스킨1004·티르티르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K뷰티 브랜드를 잇달아 품으면서 시장에서는 최대 10조 원 안팎의 기업가치가 거론된다.

올해 IPO 시장 최대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무신사도 가세한다. 무신사와 구다이글로벌은 오는 9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모두 순조롭게 절차가 진행될 경우 내년 초 증시에 입성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도 각각 10조 원 안팎이다.

패션 플랫폼으로 성장한 무신사는 최근 뷰티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단순히 화장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진 K뷰티 브랜드를 발굴·육성하는 '뷰티 생태계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K뷰티 상장사들의 주가 상승은 IPO 기업들의 몸값 산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사업 구조가 비슷한 상장사의 주가수익비율(PER) 등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지표를 활용해 기업가치를 산출하는 만큼 비교기업의 몸값이 높아질수록 공모 기업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