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로 하루 만에 -30%"…월급 날리고도 주식 못 떠나는 20대

증시 호황기 투자 시작해 수익→단일 레버리지에 '참패'
저금리에 경제적 격차 만회 수단…"청년 교육 확대해야"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한 모임이 설치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폐지를 촉구 근조화환이 설치돼 있다. 2026.7.29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윤지오 수습기자 = 최근 증시 하락장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20대 청년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경제적 격차를 만회하려는 사회 초년생들이 증시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투자 경험 부족으로 손실 가능성도 큰 만큼 이들에 대한 교육 콘텐츠 확대 등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대학생 최 모 씨(25·여)는 지난 3월 생애 처음 주식 계좌를 만들었다. 휴학 후 학원 아르바이트로 모은 1500만 원으로 투자를 시작해 삼성전자 및 국내 반도체 ETF 위주로 수익을 봤다. 이후에도 코스피 호황이 지속되자 더 오를 것이란 믿음에 지난 6월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약 200만 원 매수했다.

매수 직후 250만 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등락을 거듭하면서 지난달에는 수십만 원대까지 하락했고, 결국 절반 정도를 손절했다. 최 씨는 "하루 만에 30%가 없어지는 걸 처음 보고 무서웠다"며 "본주에 비해 등락이 큰 레버리지의 충격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취직한 손 모 씨(29)는 4월 초 SNS에서 추천한 종목 위주로 2000만 원을 투자하기 시작해 한 달 만에 3200만 원까지 불렸다. 그중 1000만 원을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투자했지만 지난주 370만 원에 모두 손절했다. 손 씨는 "물타기를 하려 했지만 예탁금 3000만 원 규정에 막혀 추매가 어려워 다 팔았다"며 "20대 중 현금 3000만 원이 있는 사람이 많겠냐"고 말했다.

이런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자 중 상당수는 20대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투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7월 13일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심화교육을 받은 투자자 74만 6450명 중 20대는 11%(8만 2172명)에 달한다. 30대(17만 6488명)까지 넓히면 전체의 35%(25만 8660명)가 20·30대 청년이다.

사회 초년생인 20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투자하는 이유는 모아둔 자본이 부족한 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경제적 격차를 빨리 만회하려는 것이란 의견이 많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이 지난해 11~12월 만 25~64세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ETF 투자 경험자 중 42.1%가 고위험 ETF(레버리지·인버스 등) 투자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는데, 20대의 경우 이 비율이 52.7%로 평균보다 10%포인트(p) 이상 높았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20대에게는 근로소득과 저축만으로 주택 마련이나 원하는 수준의 자산 형성이 어렵다는 인식이 커졌다. 손실을 경험한 이후에도 시장을 떠나기보다 다음 상승장에서 만회하려는 심리가 나타날 수 있다"며 "결국 자산 형성에 대한 조급함과 손실 회복 심리가 결합된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7월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스마트폰 주식거래 앱 화면에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 차트가 표시되고 있다. 2026.7.24 ⓒ 뉴스1 김진환 기자

하지만 청년층은 투자 경험과 지식이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경우 손실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은 같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를 대상으로 고위험 ETF 투자에 대한 지식 수준을 파악한 결과 평균 정답률이 53.8%에 그쳤으며, 2030세대의 이해도는 다른 연령 대비 낮았다고 밝혔다.

온라인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 손실을 호소하는 20대들이 많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한 이용자는 "SK하이닉스 주가가 260만 원일 때 레버리지에 들어가 (7월 30일에) 손절하고 곱버스에 들어갔는데 (코스피가 급등한) 31일에는 주가가 올라서 아무 생각이 안 든다"고 말했다. 또다른 이용자는 "소액으로 레버리지 탔다가 한 달 월급을 날렸는데 고점에서 크게 들어간 사람들은 어떡하나"라고 했다.

다만 낮은 예금 금리, 높은 집값, 확대된 자산격차 등에 직면한 20대 사이에선 투자 자체를 포기한다는 반응은 많지 않다. KB금융그룹의 '2026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20대의 예·적금 비중은 올해 10.6%p 감소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은행 적금보단 증시 투자를 경제적 격차 만회 수단으로 여긴다는 얘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손실을 경험한 대학생 최 씨도 주식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현재도 아르바이트 수입의 절반 이상인 40만 원을 매달 주식 계좌로 보내고 있다. 최 씨는 "예적금 이율을 보면 막막하고 큰 의미가 없게 느껴진다"며 "주식으로 잠시 손실을 봐도 장기 투자하다보면 예적금보다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제도권 내에서 금융투자 교육을 많이 받지 않고 시장에 뛰어든 젊은 투자자들이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SNS 등 뉴미디어 채널을 통해 투자 정보를 얻는 비중이 높은 만큼 숏폼 등 청년층 눈높이에 맞춘 디지털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정보 접근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선중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젊은 층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어느 정도 가져가는 건 바람직하지만, 레버리지는 최대한 가져가지 않는 게 자산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외부적인 요인이나 유도 체계를 통해 (20대의 레버리지 투자를)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