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가누르기 방지법' 한계…주가 아닌 순자산가치 기준 삼아야"

VIP운용 "최대 6년 반 전 주가로 세금…현 기업가치 반영 어려워"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 (자료사진) 2025.10.22 ⓒ 뉴스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정부가 발표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관련해 상속·증여 시점의 실제 기업 가치를 반영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VIP자산운용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눌린’ 주가를 다시 과세 기준으로 삼는 방식만으로는 주가를 낮춰 세 부담을 줄이려는 유인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어렵다"며 상속·증여 시점의 순자산가치를 최소 평가 기준으로 도입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현재 상장주식의 상속·증여세는 상속·증여 시점 전후 2개월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주가가 낮을수록 지분 평가액과 세금이 함께 줄기 때문에, 승계를 앞둔 최대주주에게 주가를 낮게 유지할 유인이 생길 수 있다.

정부안은 현재 평가액에 30%를 더한 금액과 과거 6개월부터 최대 6년 6개월까지의 평균 주가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을 적용한다. 과거 주가가 높았던 기업은 평가액이 올라가므로, 단기간 주가를 떨어뜨려 세금을 줄이는 효과는 일부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간 낮은 주가를 유지했던 기업은 과거 평균도 낮아 눌린 주가에 30%를 더하더라도 근본적인 보정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한 6년 반에 달하는 평가기간 동안 업황 변화나 사업구조 재편 등으로 기업의 본질가치가 달라질 수 있어, 과거 주가가 현재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짚었다.

일례로 코로나19 확산기에는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올랐다. 만약 이들 기업이 지금 상속·증여를 한다고 해서, 코로나19 특수기의 주가를 기준으로 반영하는 것은 불합리하단 설명이다.

대안으로는 시가평가액이 순자산가치의 80%에 미달할 경우 순자산가치의 80%를 최소 평가액으로 적용하는 이소영·이훈기 의원안을 제시했다.

다만 이 경우 비상장주식 평가방법 적용에 따른 실무 부담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김민국 VIP운용 대표는 "평가를 포기할 게 아니라 중요성이 낮은 자회사는 장부가액 사용을 허용하는 등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순자산 기준 5% 미만 자회사에 장부가액을 선택적으로 허용하면, 자회사가 많은 기업도 핵심 자회사 위주로 평가해 전체 기업가치를 대부분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주가누르기 방지법이 단순히 상속·증여세제 손질에 그쳐선 안 된다"며 "대주주가 기업가치를 낮출수록 세금이 줄어드는 역설적 상황을 바로잡고, 특정 섹터로의 자금 쏠림에 따른 증시 양극화를 완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