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나도 세금 안 깎아줘"…'ETF 시대' LP 발목 잡는 '교육세'

9월부터 퇴근시간대로 ETF 거래 확대…연내 출근시간에도 ETF 산다
매매 '이익'에만 과세하는 교육세 "LP 거래 특성 반영 못해"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출퇴근 시간대에도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할 수 있는 시대를 앞두고 증권사 유동성공급자(LP)의 역할이 커지는데 세금 부담이 복병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LP들은 투자수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장 작동을 위해 주식을 거래하는데 그때마다 '교육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 손실은 고려하지 않고 매매이익만 따로 계산해 세금을 물리는 방식 때문에 LP의 활동이 제약된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교육세에 '손익통산'을 도입해 LP의 호가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애프터마켓(오후 4시~저녁 8시)에서 ETF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다. 현재 ETF는 오후 3시 30분까지만 거래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퇴근길에도 매매가 가능해진다.

거래소는 현재 자산운용사들로부터 애프터마켓 거래 대상 ETF를 취합하고 있다. 유동성이 충분한 일부 종목부터 우선 거래를 시작할 계획이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도 이르면 11월부터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과 애프터마켓에서 ETF 거래를 시작할 예정이다. 우선 100여 개 ETF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뒤 거래 종목을 점차 확대한다.

ETF 500조 시대…커지는 LP 부담

국내 ETF 시가총액은 500조 원을 넘어섰다. 거래 시간이 확대되면 거래 규모 역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ETF 시장이 성장할수록 LP의 교육세 부담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LP는 투자자들이 ETF를 적정 가격에 거래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ETF를 매매하는 동시에 기초자산을 사고파는 헤지 거래를 반복하며 가격 괴리를 줄인다.

문제는 현행 교육세가 유가증권 매매이익을 기준으로 부과되면서 LP의 거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LP는 유동성 공급 과정에서 반복적인 매매가 발생하는데, 헤지 거래에서 발생한 손실은 반영되지 않고 매매이익만 과세 대상이 된다.

ETF 거래가 늘어날수록 LP의 매매 규모도 커지는 만큼 교육세 부담 역시 확대될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부터 연간 수익금액 1조 원을 초과하는 금융회사에는 교육세 최고세율이 기존 0.5%에서 1%로 인상했다.

업계에서는 LP가 높아진 세 부담을 감안해 호가 스프레드를 넓게 제시하거나 유동성 공급 규모를 보수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거래를 많이 일으킬수록 비용이 커지는 구조여서다. 이는 결국 투자자의 거래 비용 증가와 ETF 시장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율 낮추는 것보다 '손익통산' 도입해야

금융투자업계가 가장 필요하다고 보는 대안은 '손익통산'이다. LP는 ETF 매매와 헤지 거래를 동시에 수행하는 만큼 이익과 손실을 합산한 순이익을 기준으로 교육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현재처럼 이익만 과세하는 방식은 LP의 거래 특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며 "손익통산을 도입하면 시장 유동성 공급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과도한 세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ETF 시장에서는 괴리율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LP가 적극적으로 호가를 공급할 수 있도록 비용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교육세 최고세율을 1%에서 0.5%로 다시 줄이는 교육세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단순한 세율 인하보다 LP의 거래 구조를 반영한 손익통산 도입이 보다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는 의견이 많다.

앞서 외환, 파생상품,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교육세 계산시 손익통산을 도입하고, 과세기간을 변경한 바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국내처럼 LP의 반복적인 유동성 공급 거래에 교육세와 같은 추가 부담이 없다"며 "국내 ETF 시장도 거래 시간이 확대되는 만큼 LP의 거래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