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도 부족해" 개미 레버리지 투자 과열…증시 흔들고 환율도 밀어 올려
6월들어 서학개미 다시 순매수…3배 레버리지 ETF '매수 1위'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7.6조 순매수…변동성 지수 사상 최대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국내에서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됐으나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여전히 몰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개미'의 과도한 해외 레버리지 투자를 막지도 못했고 오히려 국내 투자자까지 고위험 상품에 쏠리면서 증시의 변동성만 키운 결과가 됐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 따르면 서학개미는 지난 4월부터 두 달 연속 미국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6월 들어 순매수로 전환했다. 6월 순매수 규모는 6억 3296만 달러(약 9844억 원)를 기록했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레버리지 상품이다. 나스닥100 지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PROSHARES ULTRA QQQ ETF'를 2억 5808만 달러(약 4014억 원) 순매수했고, 메모리 관련 기업의 일간 성과를 2배로 추종하는 'ROUNDHILL T-REX 2X LONG DRAM DAILY TARGET ETF'를 2억 757만 달러(약 3228억 원) 순매수했다.
매수 규모만 보면 3배 레버리지 상품인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를 58억 달러(약 9조 207억 원) 사들이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또 한국 대형주·중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MSCI South Korea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DIREXION SHARES ETF TRUST DAILY MSCI SOUTH KOREA BULL SPLR' 역시 6억 달러(약 9334억 원) 이상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에서도 레버리지 투자 열풍은 이어졌다. 국내 투자자들은 6월 한 달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2배 레버리지 ETF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4개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였다. KODEX와 TIGER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4개 ETF의 순매수 규모는 7조 6182억 원을 기록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해외로 빠져나가는 국내 투자자의 레버리지 투자 수요를 막지 못했고 오히려 국내에서도 초고율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만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고위험 레버리지 투자 확산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우려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약 한 달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매수·매도 사이드카는 총 11차례, 서킷브레이커는 3차례 발동됐다. 특히 서킷브레이커는 6월에만 세 차례 발동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다 기록을 새로 썼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6월 29일 장중 97.99까지 치솟으며 한국거래소가 해당 지수를 발표하기 시작한 2009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 레버리지 투자 확대는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주식 투자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늘어나면서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지난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5.5원 오른 1554.9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5일(1568.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4개 분기 누적 기준으로 한국은 1779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내국인의 해외 주식 투자 1121억 달러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자금 유출 448억 달러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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