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두 아들 이사회 장악 '월덱스'…VIP운용 '80억 보수' 공개 반대

VIP운용, 창사 이래 첫 공개 의결권 위임 권유
배종식 대표 지분 제외 일반주주 94.7% 반대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 2025.10.22 ⓒ 뉴스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월덱스가 정기주주총회에서 부결된 이사 보수 관련 안건을 임시주주총회에 다시 올렸지만, 주주들의 반대를 넘지 못했다. 2대 주주인 VIP자산운용이 공개 반대에 나선 가운데 일반주주 반대율도 높게 나타났다.

30일 VIP운용에 따르면 전날(29일) 열린 월덱스 임시주총에서 이사 보수 관련 안건 3건이 모두 부결됐다. 안건은 이사보수 규정 제정, 대표이사를 제외한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대표이사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이었다.

이번 임시주총은 VIP운용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개 의결권 위임 권유에 나선 사례다. 그동안 경영진과의 대화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꾀한 VIP운용은 이번 안건이 통과할 경우 기업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공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앞서 월덱스 경영진은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이사 보수 한도를 7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늘리고, 임기 만료 전 해임 시 최근 3년 평균 보수의 최대 20배를 특별퇴직위로금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황금낙하산' 조항 신설을 추진했다. 해당 조항은 비판 끝에 철회됐고, 보수 한도도 80억 원으로 낮춰 수정 발의됐지만 찬성 30.8%, 반대 69.2%로 부결됐다.

그러나 월덱스는 이사 보수 관련 안건을 임시주총에 다시 올렸다. 대표이사의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이사 보수 한도 안건을 분리 상정했고, 정기주총 때 허용했던 전자투표도 이번에는 실시하지 않았다. 임시주총이 월요일 오전 9시 경북 구미에서 열린 점까지 맞물리며 주주 참여를 제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안건 가운데 대표이사를 제외한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은 지분 34.8%를 보유한 배종식 대표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 가결 가능성이 거론됐다. 그러나 의결권 행사 주식 기준 찬성률은 48.3%에 그쳤고, 배 대표 지분을 제외한 일반주주 반대율은 94.7%로 집계됐다.

주주들의 문제 제기는 보수 한도 안건에 그치지 않았다. VIP운용은 월덱스의 최근 3년 평균 배당 성향이 2.3%에 그치고, 사내이사 4명 중 3명이 배 대표와 두 아들로 구성된 가족 중심 이사회 구조라는 점을 지적했다. 반도체 산업과 직접적 관련성이 부족한 가업승계 전문가를 독립이사로 선임한 점도 이사회 독립성과 전문성 우려를 키웠다.

월덱스가 임시주총 직전 내놓은 밸류업 계획도 주주들의 불신을 해소하지 못했다. 월덱스는 2600억 원 규모의 투자와 향후 3년 평균 배당 성향 10%를 제시했지만, VIP운용은 투자 계획의 구체성이 부족하고 주주환원 수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이사 보수 한도 안건이 부결되면서 월덱스는 새로운 안건을 마련해 임시주총을 다시 열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배 대표와 배영수 부사장의 연임을 위해서도 주주 신임 확보가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VIP운용은 월덱스가 보수체계와 이사회 구성, 주주환원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개선안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올해 최소 200억 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내년 이후 연간 순이익의 4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민국 VIP운용 대표는 "경영진 보수는 총주주수익률(TSR) 등 객관적인 성과와 연계해야 한다"며 "주주들은 보수 금액 자체가 아니라 성과와 무관하게 대표이사가 마음대로 정하는 보수체계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진정성 있게 협의에 나선다면 우호적인 파트너로서 주주환원과 신규 투자, 보상 체계를 아우르는 합리적인 밸류업 방안을 조언하겠다"고 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