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1년] '박스피' 잔혹사 끊었다…7개월만에 4천→8천 '직행'
1년간 코스피 상승률 214.05%…종전 최고 盧 정부 40% '압도'
반도체 랠리, 상법 개정 뒷받침…코스닥도 45% 상승 1위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지난 1년간 국내 자본시장은 과거의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오명을 씻어냈다. 코스피 지수가 4000포인트를 넘어 8000포인트 고지까지 수직 상승하며 연일 사상 최초의 대기록을 써 내려갔다.
인공지능(AI) 열풍에 탄력받은 반도체 업종의 폭발적인 이익 성장과 자본시장을 선진화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입법·정책적 드라이브가 맞물리며 한국 증시의 대전환기를 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지난 29일까지 1년간 코스피는 2698.97에서 8476.15까지 214.05% 상승했다.
이는 역대 정권 중 취임 1년 차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노무현 정부(40.66%)보다 다섯 배 이상 높은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역대 코스피가 1000단위를 돌파한 시점(종가 기준)을 돌아보면 1년간 상승률을 실감할 수 있다. 코스피는 지난 1980년 1월 4일 출범한 이후 노태우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89년 3월 31일 처음으로 1000선을 돌파했다. 대한증권거래소 출범 시점인 1956년을 고려하면 43년 만에 네 자릿수로 올라섰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7월 18년 만에 2000선을 돌파했고, 그로부터 13년 뒤인 2021년 1월 문재인 정부 시기에 3000선을 넘어섰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4일 취임 후에는 4000부터 8000까지 차례로 넘어섰다. 3000 돌파 이후 약 5년 9개월 만에 4000을 돌파한 뒤 5000 돌파(올해 1월 27일)까지는 3개월이 걸렸다.
이후 약 한 달 만에 6000(2월 25일)을 돌파했고, 7000(5월 6일)선까지는 약 두 달이 걸렸다. 다시 20일 만인 지난 26일에는 8000선까지 돌파했다.
지난 1년간 코스피가 거둔 성과의 일등 공신은 단연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산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의 성장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를 경쟁적으로 증설하면서 AI 서버와 칩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성능·고용량 메모리의 수요가 폭증했다.
그에 따라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사적인 이익 성장을 이뤄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전인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각각 6조 68553억 원, 7조 4405억 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각각 57조 2328억 원(증가율 756.1%), 37조 6103억 원(405.5%)으로 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반도체 소부장, 전력, 로봇 등 AI 밸류체인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기업들의 이익 상향에 기반한 자금 유입을 이재명 정부의 세 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이 뒷받침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상법 개정안을 추진했다.
각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명문화 및 감사위원 선임 시 '합산 3%룰 강화'(1차) △집중 투표제 의무화 및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2차) △자사주 소각 의무화(3차) 등이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대주주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주주환원과 자본효율을 중시하도록 기업 활동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런 정책들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정부가 증시 재평가와 자본시장 선진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과거 외국인은 코스피 기업을 지배구조 이슈로 20~30%의 디스카운트를 했으나, 세 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으로 드러난 정부의 의지가 밸류에이션 상승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B증권(코스피 전망 1만 500), 삼성증권(1만 1000), 하나증권(1만 380) 등 증권가는 코스피가 기업들의 견조한 이익을 기반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1만 포인트 이상 도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코스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았던 코스닥에 대한 맞춤형 입법·정책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 취임 후 1년간 코스닥 상승률은 45.19%로 역대 정부 중 가장 높지만, 코스피 상승률의 1/4 수준이다.
정부도 △동전주 요건 신설과 시가총액 기준 상향 등 상장폐지 제도 재설계 △거래소 내 코스닥 본부의 독립성 및 자율성 강화 △기관투자자 진입여건 조성 등 코스닥 시장의 체질개선을 전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영곤 센터장은 "우량 혁신기업에 대해서는 자금 조달과 연구개발, 상장 유지 측면에서 코스닥만의 차별화된 지원 정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코스닥이 단순한 중·소형주 시장을 넘어 혁신기업 성장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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