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실적 보면 '1만피' 간다지만…"유가·금리·차익실현 '함정' 꼭 확인"
코스피 8000까지 2.3% 남아…'1만 2000'도 거론
반도체 실적 초강세…"추가 레벨업 과정 단기 수급 변동성 주의"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코스피도 폭등해 8000포인트(p) 돌파를 눈앞에 뒀다. 증권업계에선 실적에 기반해 주가가 오르고 있는 만큼 코스피 지수가 더욱 올라 '1만피'에 닿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고유가 및 금리 인상, 차익실현 등 요인을 점검해야 할 포인트로 제시한다. 일시적 폭락이나 상당 기간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324.24p(4.32%) 상승한 7822.24로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장중에는 7899.32p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종가 기준 '팔천피'까지는 불과 2.3% 남았다.
코스피는 중동 전쟁 여파로 3월 한 달 19.1% 하락하며 흔들렸지만 4월에는 30.6% 상승하며 반등했다. 이는 미국·중국·일본·홍콩·대만 등에 앞선 것으로, 전 세계 주요국 증권시장 지수 중 상승률 1위다. 5월에도 5거래일 만에 18.5% 오르며 급등세를 이어갔다.
지수 강세가 지속되자 국내외 증권사들은 코스피 목표치를 상향하고 있다. JP모건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코스피 기본 시나리오 목표치를 9000p, 강세 시나리오상으로는 1만p를 제시했다. 현대차증권도 11일 코스피 연말 목표치를 9750p로 상향 조정했다. 하단 전망치는 6000p, 상단은 1만 2000p에 달한다. 실현 불가능할 것 같았던 '1만피'가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10일 반도체 수출액은 8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9.8%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월 기준 최대 실적을 13개월 연속 경신 중이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299조 원에서 428조 원으로 상향했고, 2027년도 367조 원에서 631조 원으로 높였다. 이 같은 기대감이 현재 코스피를 밀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실적 기반 장세'에선 갑자기 기업들의 실적이 무너지면서 전반적인 하락 추세로 전환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지만 반도체 실적이 급증하면서 기업 실적 전망치를 반영한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7.6배로, 오히려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미국(20배), 중국(14배) 등 주요국과 비교해 여전히 낮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 반도체 업종의 12개월 선행 PER은 5.17배로, 최근 20년 평균인 10배를 크게 밑돌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부담은 제한적"이라며 "이익 전망 상향을 감안할 때 코스피 추가 상승 여력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중동전쟁이 지속 중이라는 점은 불안요소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이란은 휴전, 해상 봉쇄 및 대이란 제재 해제 등을 포함한 답변을 미국에 전달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완전히 수용할 수 없다"며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후퇴했다. 이날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97.58달러로 여전히 100달러 근방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으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통상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중앙은행은 억제를 위해 금리를 높여 주식의 대체 자산인 채권 수익률이 높아진다. 이 경우 시중 자금이 주식 대신 채권으로 몰려 주식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기준 미국 국채 3년물 금리는 3.94%로, 전쟁 직전인 2월 27일(3.38%)보다 0.5% 가까이 높다.
특히 주가가 단기간에 폭등하면서 시장에서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5월 들어서만 삼성전자는 29.4%, SK하이닉스는 46.2% 급등했다. 지지부진한 미국-이란의 종전 협상 상황도 차익 실현 및 조정에 대한 명분을 주고 있다.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3거래일 연속 외국인은 14조 8101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 모든 수급 주체들 사이에서 차익 실현 욕구가 발생하고 있는 구간"이라며 "주중 코스피가 추가 레벨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장중 반도체를 중심으로 단기 수급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감내하고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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