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왜 N2,야?"…증권사 '젊은 개미' 모시기 '페이스오프' 경쟁

토스증권, 2030 개미 앞세워 지난해 순이익 업계 9위로 '우뚝'
'지점 없는' 키움증권 ROE 19.9%·토스증권 72.6%

(키움증권 제공)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과거 '신뢰'와 '안정감'을 앞세워 다소 딱딱한 이미지를 유지해왔던 증권사들이 스스로를 '젊은 브랜드'로 재정의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주식시장의 핵심 참여자로 부상한 2030세대, 이른바 '젊은 개미'를 붙잡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된 모습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401억 원을 기록하며 업계 9위 수준에 올라섰다. 자산총계가 7조 2024억 원으로 주요 대형 증권사 평균(약 84조 원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익성이다.

업계에서는 지점이 없는 구조적 효율성과 젊은 투자자 중심의 고객 구성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기준 토스증권 계좌를 개설한 투자자 중 절반 이상인 57%가 30대 이하였다.

이 같은 흐름은 기존 증권사들에 적지 않은 위기감을 주고 있다. 2030 투자자들이 향후 자산을 축적한 이후에도 동일 플랫폼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지금의 고객 확보 경쟁은 곧 장기 점유율 싸움이다.

(NH투자증권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에 증권사들은 기존의 무거운 사명을 뒤로하고 젊은 층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NH투자증권(005940)은 기존의 '엔에이치'(NH), '농협증권' 등의 명칭 대신 '엔투'(N2)라는 브랜드 닉네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기존 QV MTS도 N2 MTS로 바꿨다.

KB증권은 사명에서 따온 '깨비'라는 명칭을 활용해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본사 건물 앞에도 '깨비'라는 조형물을 세웠다.

광고 방식도 달라졌다. 신뢰를 강조하며 직장인들이 주로 나오던 기존 증권사 광고를 벗어나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콘텐츠나 유행어를 적극 활용하는 식이다.

키움증권(039490)은 최근 배우 유해진을 모델로 기용해 온라인 상에서 인기를 끌었던 "설명할 시간 없어"라는 밈(meme)을 광고 컨셉으로 내세웠다. 회사 측은 특유의 친근감과 재치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투 캠퍼스 투어'를 통해 대학생들을 직접 찾아가고 있다. 올 한해 홍익대학교, 서강대학교 등 전국 주요 대학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며 대학생과 접점을 지속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한편 젊은 투자자 비중이 높은 증권사일수록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높게 나타났다. 지점이 없다는 것은 단점보다 장점으로 작용했다. 고객이 자발적으로 유입되는 구조가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키움증권의 ROE 19.9%로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중 1위를 차지했다. 토스증권의 ROE는 72.6%로 전체 증권사 중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이제 증권사의 경쟁력은 단순한 상품이나 수수료가 아니라 '어떤 경험을 제공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며 "젊은 투자자층을 선점한 플랫폼이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