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천피 탈환' 전쟁에 강한 코스피…호실적에 '가격 매력' 더 커져

탄탄한 실적으로 하방 사수…주가 변동 폭 안정적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 및 증시 연쇄 급락 재현될 여지 크지 않다"

코스피가 30거래일만에 장중 6000선을 재돌파한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나오고 있다. 2026.4.14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미국-이란 전쟁의 종전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변동성이 빠르게 수습됐던 국내 증시에 전쟁에 대한 면역력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159.13p(2.74%) 상승한 5967.75로 장을 마쳤다. 장 중에는 6026.52까지 터치하면서 30거래일 만에 6000선을 탈환하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은 매우 강하게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 수도 34척으로 전쟁 발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최근 주가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란 점도 긍정적인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코스피 지수는 전쟁 초기인 3월 4일 12.06% 하락, 5일 9.63% 상승 등 5~6% 이상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협상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일(+6.87%)을 제외하면 일간 주가 변동 폭이 약 1~2%대로 전쟁 초기에 비해 제한적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1분기 57조 2000억 원의 초대형 영업이익을 내는 등 국내 기업들도 탄탄한 실적을 앞세워 하방을 받치고 있다. 곧 실적발표가 예정된 SK하이닉스는 이날 장중 112만 80000원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자 눌려있던 실적 모멘텀이 부각된 것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으로 가격이 떨어져 밸류에이션 매력이 더 커진 상황"이라며 "영업이익 예상치 상향을 주도하고 있는 업종이 반도체인데, 그동안 눌려있던 수급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4.13. ⓒ 로이터=뉴스1

금융시장도 안정되고 있다. 1530원 대까지 치솟았던 달러·원 환율은 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감 및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입어 14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대비 8.1원 내린 1481.2원을 기록했다. 전쟁 리스크가 또다시 크게 확대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환율의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증시에 충격을 줄 것이란 관측도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4월 기준 미국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5%, 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4%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절정기인 2022년 3~4월 미국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 평균(5.2%)과 10년 기대 인플레이션 평균(2.8%)보다 낮다.

이에 그동안 국내 주식을 대거 내다팔았던 외국인의 수급도 개선되고 있다. 3월 마지막주 13조 3165억 원을 매도했던 외국인은 4월 첫째주에는 5조 9075억 원 매도로 대폭 줄었고, 4월 둘째주에는 5조 314억 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4월 셋째주(13~14일)도 3700억 원을 매수하며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협상의 완전 결렬 같은 워스트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는 이상,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및 증시 연쇄 급락 사태가 재현될 여지는 크지 않다"며 "주식시장에서 미국-이란 전쟁에 내성과 면역력이 생기고 있음을 재확인시켜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