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소식에 외국인 2兆 '유턴'…"기계적 매도, 차익실현 요인 줄었다"
이란 사태 중 35조원 순매도했던 외국인, 최근 순매수 움직임
환율·유가 내리고 반도체 실적 호조…"주가 복원력 생성"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중동발(發)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국내 증시를 대거 이탈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코스피 시장으로 유입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을 합의하며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는 가운데 외국인 복귀도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6분 코스피는 전일 대비 402.31포인트(7.32%) 오른 5897.094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이 2조 730억 원, 기관이 2조 7521억 원 순매수하는 가운데 개인이 5조 430억 원 순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증시 급등은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군사 행동을 2주간 중단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해당 기간 양국이 협상을 통해 외교적 해법을 도출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전 중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1조 원을 훌쩍 넘으며 그간 코스피를 대거 팔아치웠던 외국인 매도세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23조 1435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올해 들어 누적 순매도 규모는 56조 4218억 원에 달하며, 이 중 약 63%인 35조 5127억 원이 이란 사태 이후 집중됐다.
지난달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로 급등하면서 환차손 부담이 커지며 외국인 이탈이 본격화됐다. 특히 반도체 등 경기민감주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는 타격 우려가 커 외국인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으로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다.
지난 3월 이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각각 18조7097억 원, 7조7680억 원 규모다. 이 영향으로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율은 연초 52%대에서 48%대로 낮아졌고, SK하이닉스도 보유 비중이 1%포인트가량 하락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매도가 기업 펀더멘털 훼손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해 왔다.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가 유지되는 가운데 외부 불확실성을 빌미로 국내 증시 비중을 축소했단 분석이었다.
최근 외국인 수급은 점진적인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3일 8035억 원, 7일 3703억 원을 순매수하며 유입 전환 신호를 보였다. 휴전 소식에 1520원을 넘었던 달러·원 환율이 1470원대로 내려왔고, 국제유가도 휴전 소식 이후 약 15% 하락하며 투자 환경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날(7일) 1분기 영업이익 57조 2000억 원이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기록하며 실적시즌 포문을 연 점도 긍정적으로 거론된다. 이에 그동안 썰물처럼 빠졌던 외국인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는 게 시장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의 급등세가 진정될 시, 외국인들의 순매수 유인은 강화될 수 있다"며 "연초 폭등 랠리 부담을 대부분 덜어낸 가운데, 밸류에이션 상 진입 메리트도 재차 높아지면서 주가 복원력이 생성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 지분율은 지난 10년 이래 가장 낮은 레벨에 도달해 외국인 수급이 상당 부분 빈 것으로 추정되고, SK하이닉스도 2024년 이후를 놓고 보면 낮은 수준"이라며 "사태가 지금보다 더 악화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에 대한 기계적인 비중 조절, 차익실현의 유인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판단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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