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최씨 일가 명예회장 퇴직금 4배 적립, 주총서 제동

퇴직금 지급 규정서 '명예회장' 제외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 개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3.24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고려아연(010130) 주주총회에서 이른바 명예회장 퇴직금 지급 규정이 개정됐다. 이로써 그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숙부인 최창영·최창근 명예회장에게 지급되던 과도한 퇴직금 적립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MBK 파트너스 측이 주주 제안한 '임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승인의 건'이 가결됐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퇴직금 지급 대상인 '회장'의 범주에서 '명예회장'을 명시적으로 제외(불포함)한 점이다.

기존 규정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명예회장을 포함한 회장 직급에 대해 '재임 1년당 4배'라는 지급률을 적용해 퇴직금을 적립해 왔다. 이는 통상적인 상장사 사장급 지급률(2~2.5배)을 웃도는 수준이다. 명예회장 연봉 역시 대표이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0억 원대에 달해 과도한 보수 체계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안건 통과로 최창영, 최창근 두 명예회장에 대해 향후 추가적인 퇴직금 적립이 중단된다.

그간 시장에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최씨 일가가 명예회장 직함을 유지하며 거액의 보수와 퇴직금을 수령하는 것을 두고 '거버넌스(지배구조) 후진성'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실질적 경영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과실만 챙기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도 ISS 등 국내외 대부분 의결권 자문기관과 국민연금 등 주요 기관투자자 대다수가 영풍·MBK 파트너스 측의 제안을 지지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영풍·MBK 파트너스 측이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명예회장 퇴직금 적립 중단을 비롯한 다수의 제안을 관철하며 고려아연 기업 거버넌스 전반에 진전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영풍·MBK 파트너스 측 5명, 미국 정부 측 1명, 최윤범 회장 측 8명으로 재편되면서 최 회장 측 독단적 경영에 감시와 견제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고 정관에 이사의 총주주충실의무가 전면 도입됐다. 또 이사회의 실질적인 활동을 담보하기 위해 소집통지절차도 개선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