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놀이터 된 코스피…'중동 위기' 취약성 드러나 '변동성 리스크'

외국인, 3월 9.2조 순매도…'CB 2회' 코스피 11.4%↓
원유 중동 의존도 높은 韓 직격탄…개인·기관이 버텨

중동 종전 기대감으로 코스피가 상승 마감한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3.10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는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 유독 코스피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 종료' 발언으로 외국인이 일시 매수세로 돌아섰지만 외국인 수급에 출렁이는 시장의 큰 변동성은 우리 증시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80.72p(5.35%) 상승한 5532.59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1조 344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모처럼 강세장을 주도했다.

다만 범위를 3월로 넓혀보면 외국인은 순매수세가 강했던 2월과 달리 확연히 매도세로 돌아섰다. 특히 코스피가 급락한 지난 3일(-7.24%) 5조 1737억 원, 9일(-5.96%)에도 3조 1979억 원 순매도했다. 코스피는 3월 들어서만 두 번의 서킷브레이커를 겪으며 11.4% 하락했는데, 이 기간 외국인은 9조 2086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올해 들어 심화되는 분위기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10일까지 외국인의 코스피 시장 순매도 규모는 30조 1632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연간 외국인 순매도 규모(4조 6546억 원)의 6.5배에 달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9일 외국인 매도세에 대해 "코스피 독주를 이끌었던 건 ETF와 프로그램 매수 등 금융투자였는데, 예상치 못한 대외 불확실성으로 패닉 셀이 전개됐다"며 "외국인의 리밸런싱 차원의 매도에 금융투자 매도 전환이 충격 파장을 증폭시켜 코스피가 빠르게 과열을 식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대(對)이란 군사작전 관련 기자회견에서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2026.03.09. ⓒ 로이터=뉴스1

특히 최근 미국-이란 무력 충돌이 본격화된 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시아 주요국 중 특히 한국에서 순매도에 나서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외국인은 2월 26일부터 3월 4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81억 6000만 달러(약 12조 원)를 순매도했다. 이는 대만(-66억 달러)·인도(-21억 8000만 달러) 등 주요국의 순유출 규모보다 크다.

이는 미국-이란 충돌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원유의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여파가 더욱 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부터 달러-원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는 등 원화 가치가 다른 아시아 통화보다 약세를 보인 점도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는 동안 개인과 기관이 코스피 지수를 떠받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1월 1일부터 3월 10일까지 개인은 17조 716억 원, 기관은 7조 6265억 원씩 순매수하며 외인의 매도세(30조 1632억 원)를 받아냈다. 올해 들어 코스피 지수는 지난 10일까지 31.3% 상승했다.

증권업계는 최근 유가 급등세가 석유 산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 욕구를 부추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가격 매력도가 높아진 만큼 외국인 수급이 되돌아올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식은 미국의 이란 공급 이후 단 5거래일 만에 19.9%의 누적 하락했지만, 메모리 업황 선행 지표는 여전히 견조하다"며 "연초 이후 주가 급등으로 기회 상실 공포 불안감을 경험했다면 지금이 되돌릴 수 있는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