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코스닥 랠리' 기관이 견인한 줄 알았는데…"개미가 산 ETF의 힘"

개미, 나흘간 코스닥 ETF 3.5조 순매수
개미 ETF 물량 금융투자로 분류돼 '기관 매수'에 반영

29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현황이 표시되어 있다. 이2026.1.29/뉴스1 ⓒ News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문혜원 기자 = 올 들어 급격히 펼쳐진 '코스닥 랠리'의 주역이 개미들이 산 상장지수펀드(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은 나흘 동안 3조 원 넘게 코스닥 ETF를 사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지수는 1164.41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25.82% 오르면서 2000년 'IT버블' 이후 25년 만에 1000포인트를 넘어선 데 이어 1100포인트도 돌파했다. 특히 이번 주 26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동안 17.15%나 올랐다.

상승 폭이 가팔랐던 나흘 동안 기관은 8조 6191억 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1조 755억 원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9조 1431억 원을 처분했다. 다만 이는 코스닥 시장 이탈이라기보다 개별 종목 매도 후 ETF로 자금을 옮긴 결과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개인들은 코스닥 ETF를 3조 4284억 원이나 사들였다. 코덱스 코스닥 150 ETF를 1조 8175억 원 담았고, 코덱스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도 9910억 원 순매수했다. 타이거 코스닥150 ETF도 4070억 원 비중을 확대했다.

단기간에 특정 지수형 ETF에 매수세가 집중된 것은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흐름이다. 정부가 연일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언급한 가운데,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거지 된다"는 '포모(FOMO)' 심리가 확산하면서 개별 종목보다는 지수에 투자하는 ETF로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개인이 산 ETF는 기관 물량에 속한다. ETF 시장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유동성공급자(LP)의 수급이 금융투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개인이 ETF를 매수하면 금융투자는 LP로서 물량을 제공하고, 이에 따른 헤지 목적의 현물 주식을 매수한다.

이 때문에 코스닥 시장에서 금융투자 순매수는 통상 개인의 ETF 수급을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나흘 동안 기관이 사들인 물량 대부분은 금융투자(7조 7707억 원)가 차지했다. 투신(5054억 원)과 연기금(3160억 원), 사모(580억 원), 보험(246억 원) 등도 순매수에 동참했지만 기타금융(-569억 원)은 오히려 비중을 줄였다.

사실상 개인 ETF가 코스닥 시장 랠리를 주도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전통적인 개별 종목 주도 장세라기보다, 수급이 수급을 부르는 지수형 랠리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이 오르면서 개별 종목보다는 지수 상승에 베팅한 ETF를 대거 담고 있다"며 "개인이 코스닥 ETF를 사면 지수가 상승하고, 또 개인이 코스닥 ETF를 순매수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