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사천피'에도 등 돌린 외국인, 새해엔 돌아오나[2026 증시전망]③

외인, 올해 코스피서 9조 순매도…코로나 이후 최대 규모
반도체 중심 실적 사이클 개선…韓 경제 성장률 전망도 상향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 흐름은 정반대였다.

코스피가 연중 내내 강세를 이어갔음에도 외국인 매도 규모는 코로나19 충격이 지속됐던 2021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1일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총 9조 390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2021년 25조 6010억 원 순매도를 기록한 이후 최대 매도 규모다.

특히 올해 11월에는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16조 3530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코로나19 충격이 덮쳤던 2020년 3월 기록한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12조 5174억 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AI 버블 우려 속 삼성전자 사고 SK하이닉스 팔고

연초 이후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이 크게 오르자 연말에는 AI 버블 경계감이 커졌다. AI 기업의 수익화 지연, 부채 발행 급증 등의 우려가 확대되면서 외국인은 반도체를 대거 팔아치웠다.

원화 가치 하락(달러 강세)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환차손 우려를 키워 단기 투자 자금의 이탈을 가속화했다. ​30일까지 연평균 환율은 1421.96원으로 지난 1998년(1394.9원) 기록을 넘어선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외국인은 올해 삼성전자(005930)는 9조 2667억 원 순매수했다. 다음으로 많이 산 종목도 삼성전자 우선주(1조 8612억 원)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만 10조 원 넘게 순매수하며 사실상 '몰빵'(몰아서 투자)했다.

반도체 업종의 장밋빛 전망에도 SK하이닉스(000660)는 9조 2854억 원을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기관은 4조 8696억 원, 개인은 3조 8990억 원 순매수했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개인과 기관이 끌어올린 셈이다.

글로벌 IB, 2026년 한국 주식 "비중확대"

다만 12월 들어 분위기는 다소 달라졌다. 외국인 수급은 순매수로 전환됐고,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잇달아 한국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JP모건은 코스피 목표치를 5000포인트로 제시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비중 확대를 권고했고, 씨티는 5500포인트를 제시했다. 맥쿼리는 내년 코스피가 6000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 증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핵심 배경은 AI를 중심으로 한 실적 사이클 개선이다. 내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초고용량 D램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이는 국내 메모리 기업들의 가격 결정력을 강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8개 주요 IB가 제시한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평균은 지난 10월 말 기준 1.9%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일부 IB들은 이미 2%대 성장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도 여전히 유효하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추진, 자사주 소각 시 법인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이 결합되면서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이러한 거시 환경 개선과 함께 외국인 수급이 새해 한국 증시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위 내용은 뉴욕타임스(NYT)가 발간하는 새해 전망서 '터닝 포인트 어젠다 2026(이하 '터닝 포인트')'에 수록된 '2026 증시전망'의 기사다. 다채로운 콘텐츠로 격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는 혜안을 제공하는 '터닝 포인트'는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