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금융그룹 부동산 묶은 연 수익률 6.8% 리츠 나온다"

[인터뷰] 박성순 한화자산운용 리츠사업본부장
"한화생명이 대주주로서 유상증자 참여할 가능성 커…리츠 규모 키워갈 것"

박성순 한화자산운용 리츠사업본부장 (한화자산운용 제공)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한화금융그룹 오피스 부동산을 묶은 한화리츠가 오는 3월 상장을 앞두고 있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란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 또는 부동산 관련 증권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주식회사를 말한다.

기존에 상장한 리츠 대다수가 공모가(5000원)를 하회하는 등 부진을 겪고 있다. 높아진 금리에 차입금 부담이 커진 탓이다. 차입금이 늘어나면 기대 배당수익률이 낮아진다. 업계는 새로운 리츠를 내놓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화자산운용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지만, 연 6% 이상 배당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중, 삼중으로 안정적인 차입금 구조도 갖췄다. 최소한 주가에 '차입금 리스크'는 반영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투자심리가 악화된 리츠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러올지 기대가 모인다.

지난 15일 박성순 한화자산운용 리츠사업본부장은 <뉴스1>과 인터뷰에서 "내달 유가증권시장에 한화리츠를 상장할 예정"이라면서 "평균 5년 배당 수익률은 6.85%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화리츠는 한화그룹의 주요 오피스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삼았다. 여의도 한화손해보험빌딩을 중심으로 한화생명이 지역 영업 거점으로 사용하고 있는 △한화생명 노원사옥 △한화생명 평촌사옥 △한화생명 부천사옥 △한화생명 구리사옥 총 5개 자산을 리츠에 담았다.

박 본부장은 "높은 금리에도 투자자가 원하는 수익률을 맞추려면 수익이 많이 나야한다"면서 "자산 매입은 지난해 11월에 마무리했는데, 고금리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매입 가격을 산정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고 밝혔다.

이어 "금리 최정점기에 거래를 했지만, 거래되고 있는 다른 리츠에 비해 수익률이 낮지 않다"면서 "고금리에 대응하기 위해 매입 가격을 합리적으로 산정하고, 높은 배당을 드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기존 리츠가 연 1~2%대 금리로 차입금을 조달한 것에 반해 한화리츠는 5.57% 수준의 금리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배당수익률은 연 5~6%로 비슷하다. 즉, 지금보다 금리가 낮아져도 기존 리츠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한화리츠는 오히려 수익률이 높아지는 구조다.

박 본부장은 "금리 고점은 지나갔다고 판단하고 차입금의 3분의 2는 변동금리로 받았다"면서 "금리가 낮아지면 그만큼 수익이 투자자들에게 배당으로 갈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차입금 구조도 안정적으로 만들었다. 차입금의 만기를 각각 1년, 2년, 3년으로 분산한 것이다.

박 본부장은 "특정 시점에 만기가 몰려있으면 자칫 이자율 위험에 한 번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급격한 금리 변동으로 투자 수익률이 흔들리는 걸 방어하기 위해 만기를 분산했다"고 설명했다.

한화리츠는 대기업 스폰서 리츠다. 대기업이 스폰서로 있다는 건 임대인의 안정성이 중요한 리츠에 큰 장점이다. 이번에 한화리츠가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해당 건물에 입주한 한화그룹사들과 5~7년의 장기 임대계약을 맺었다.

다만 대기업리츠는 대주주 이익에 더 가까운 결정을 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안 팔리는 자산을 사 오거나 비싸게 사주는 식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한화리츠는 이사회 거버넌스를 만들었다.

박 본부장은 "이사회를 구성할 때 한화생명과 함께 출자한 투자자 두 곳에서 이사 2명을 추천받았고, 한화에서 2명을 추천했다. 그리고 중립적인 회계사 출신 감사를 모셨다"면서 "어느 한 곳에 영향력이 쏠리지 않도록 거버넌스를 제도화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한화자산운용은 다양한 리츠 출시를 준비하면서 한화리츠에 담을 새로운 자산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한화리츠는 한화그룹의 자산으로 시작했지만, 투자자에게 좋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수 있는 오피스 자산이 나오면 추가로 매입해나갈 계획"이라면서 "한화생명이 대주주로서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좋은 자산을 담아나가겠다"고 밝혔다.

eom@news1.kr